S-Oil은 정제능력을 기준으로 국내 3위에 해당하는 정유업체다. 지난 1999년 쌍용그룹에서 계열분리됐고 현재는 3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사가 최대 주주로 있다. 대주주의 지원여력이 풍부해 재무적 융통성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은 S-Oil을 비롯한 정유업체에는 화불단행(禍不單行)의 한 해였다. 경기침체에 따라 유가는 하향 안정화됐지만 석유제품의 내수가격 하락에 의해 그 효과는 대부분 상쇄됐다. 석유수입업체의 시장점유율 잠식과 복수폴싸인제 도입 등에 따라 업체간 경쟁은 격화됐다. 연말엔 원.달러 환율이 1천3백20원대로 급등하면서 외환손실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S-Oil은 3.4분기엔 4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고전을 거듭했다. 이같은 실적저조와 연말 고배당메리트가 상당부분 약화되면서 작년 45~46%대에 달하던 외국인 지분율도 현재는 42%대로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4.4분기엔 영업이익을 소폭이나마 흑자로 전환시키고 실적회복의 길을 걷고 있다. S-Oil은 국내 정유사중 수출비중이 높아(물량기준 55%) 수출가격이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작년 10월부터 수출마진이 다소 회복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는 유가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0.2%에 그쳤던 국내 석유수요 증가율이 1.6%로 개선될 전망이어서 실적개선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엔저에 따라 동반약세를 보이는 원화가치도 연말께는 다시 1천2백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외환수지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올해 S-Oil의 매출액은 작년보다 다소 축소된 7조2천억~7조4천억원대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작년에 최악의 수준이었던 정제마진이 부분적으로 회복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쟁 정유업체에 비해 높은 시장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키는 요소는 국내 상장업체중 주주중시 경영을 가장 확실하게 정착시킨데 있다. S-Oil은 2003년까지는 75%, 2004년 이후부터는 1백%의 배당(액면 기준)을 실시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작년 11월에는 액면분할(5천원->2천5백원)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늘렸다. 지난 1월에는 미국 뉴욕은행의 제의를 받아 국내 직접투자가 어려운 미국 투자가들을 위해 ADR를 발행키로 결정해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ADR를 신주발행이나 자사주가 아니라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기발행 보통주와 우선주를 기반으로 발행키로 한 것도 주주가치를 최대한 보호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작년 12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 신규 편입됨으로써 장기적으로 해외 연기금 등의 추가 매수세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그래서 S-Oil은 '안정적인 주식' '조정기에 강한 주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올 예상실적 기준 PER 14배 안팎, EV-EBITDA 7배 내외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