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정유업체이자 메이저 석유화학업체인 SK는 지난해 석유류 소비정체와 석유화학제품 가격하락으로 부진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석유 및 석유화학경기 회복과 외환차손 감소가 예상돼 큰 폭의 실적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SK의 지난해 매출액은 유류품의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소비 정체와 석유화학제품의 가격하락으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한 14조1천1백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유류품의 정제마진 축소와 석유화학시황 부진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가격하락으로 43.3% 감소한 5천6백5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영업이익 증감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는 유류품의 정제마진은 지난해 3.4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3분기에 정제마진이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 등유와 경유 등의 특소세가 리터당 각각 31원과 55원씩 인상됐으나 수입품과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 유류 가격의 상승도 정제마진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SK의 유류품 직수출비중은 30% 수준이지만 군납과 대형 거래처의 경우 국제가격을 기준으로 납품이 이뤄지고 있어 총유류품 매출액의 50%는 국제가격을 기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경기회복으로 수요가 증가할 올 하반기부터는 정제마진이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SK의 올해 매출액은 유류품 매출액 감소로 지난해에 비해 7.9% 감소한 12조9천9백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수익성 회복의 주요인인 유류품 수요는 전반적인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증가하고 석유화학시황도 하반기부터 회복될 전망이어서 올해 영업이익은 19.6% 증가한 6천7백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경상이익은 외화부채의 축소와 환율의 하향 안정 영향으로 외화관련 비용이 대폭 축소돼 2백90.6% 증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세계 경기와 석유화학 시황이 본격 회복될 전망이어서 영업실적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SK 주가의 핵심변수는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의 매각 여부다. 현 주가는 SK텔레콤 지분 매각에 대한 기대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증시전문가들은 SKT 지분이 매각될 경우 주가가 추가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T 주식의 매각은 연내에 이뤄질 것이지만 시기는 SK텔레콤 주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SK는 SK텔레콤 주식을 2천3백90만주(26.8%) 갖고 있으며 이중 매각분은 6백41만주(7.2%)에 이른다. 매각이 이뤄지면 현재 주가수준으로 1조7천억원 정도의 현금이 유입된다. SK는 이를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SK의 SK텔레콤 주식 취득가는 주당 7만3천4백60원이다. 박영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 지분이 매각될 경우 주가가 1만9천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의견으로 '장기매수'를 제시했다. 주식시장이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초 이후 화학업종의 대표기업인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의 주가는 각각 89.8%, 1백.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SK의 주가수익률은 28.7%에 머물렀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