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이커들의 생산가동률이 높아질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코스닥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반도체 업황이 호전되면 가격인상보다는 생산물량 증가로 인한 혜택이 먼저 생긴다는 점에서 동진쎄미켐 피케이엘 등 반도체 재료업체들의 주가 상승탄력이 강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도 신규투자가 이뤄지려면 3∼6개월이 필요해 장비업체들의 경우 회복 속도가 더디다"며 "반면 재료업체는 지난해 실적도 양호한 데다가 생산가동이 본격화될 경우 곧바로 매출증대로 이어진다는 특성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18일 코스닥시장에서는 동진쎄미켐과 테크노세미켐이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반도체 제조용 발포제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켐은 최근 외국인이 70만주 이상 매집하면서 사흘 연속 상한가까지 치솟는 초강세를 나타냈다. 설 연휴 이전 0%였던 동진쎄미켐의 외국인 지분율은 3일만에 2%대에 다가섰다. 반도체 식각액을 공급하는 테크노세미켐의 경우 부채비율 30%대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데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심하게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각 증권사들의 추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반도체·LCD용 포토마스크를 생산하는 피케이엘도 2월들어 주가가 15% 가까이 솟구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승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진쎄미켐 테크노세미켐 피케이엘 등은 올해 실적 전망이 밝고 반도체 전공정에 쓰이는 재료를 생산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단가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약점을 안고 있는 후공정 재료업체들보다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재료가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원익도 반도체 메이커 생산가동률 증가로 상당한 혜택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재료 업체 중 반도체용 PCB(인쇄회로기판)모듈을 생산하는 심텍도 생산가동률이 높아지면 바로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꼽히는 종목이다. 동양종금증권 최현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가동률이 낮았던 만큼 PC경기가 살아나면 매출이 바로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지난해 1백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지만 4·4분기부터 가동률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올 1·4분기 중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