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의 우리조명 공장.코스닥시장에 등록된지 2년여만에 처음으로 외국계 펀드매니저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재무상황 및 사업계획 체크는 물론 CEO(최고경영자) 인터뷰까지 일정에 잡혀있었다. 그 결과는 바로 다음날부터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우리조명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외국인매수가 시작된 이후 지난 14일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10.7%로 급등했다. 불과 13일(거래일 기준)전만해도 외국인 지분율은 0%였다. 주가도 이 기간동안 56%나 뛰었다. 외국인의 중소형 우량주 발굴작업이 올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 투자자조차 생소했던 중견기업에 대한 외국인 탐방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투자자에게 잊혀졌던 종목이 유망주로 부상하고 있다. 이남우 삼성증권 상무는 "대형주만 편입시켰던 외국계 펀드들이 괜찮은 중견기업 2∼3개를 골라 추가로 편입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외국인의 탐방=외국인의 기업 방문이 올들어 급증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찾아나서는 사례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달들어서만 삼성증권이 소개한 외국인 투자팀의 기업탐방 사례가 70개사를 넘어서고 있다. 이중 70%는 중소기업이다. 이들 외국계 펀드는 미국 유럽 홍콩 등으로 다양해지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라고 삼성증권 관계자는 말했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대형 우량주는 살 수 있는 주식에 제한이 있는데다 가격 메리트도 떨어졌다"며 "지난해말 이후 중소형 우량기업을 직접 탐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타깃 기업=반도체장비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단말기부품 업종이 주요 타깃이다. 휴대폰 액정화면 발광장치를 만드는 한성엘컴텍은 지난 1월 HSBC와 살로먼스미스바니(SSB)증권에서 다녀간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7.4%로 뛰었다. 외국계 펀드 2군데가 이달중 방문할 예정이다. TFT-LCD 관련업체인 파인디앤씨 레이젠 태산엘시디 등도 올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게임,DVR(영상보안장치) 등 유망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액토즈소프트 이종현 사장은 "국내 본사는 물론 온라인 게임이 수출된 중국 제휴업체에도 미국 및 홍콩계 펀드매니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유의점=외국인 투자패턴이 최근들어 '단타'(단기투자) 위주로 바뀌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 1위 종목일 경우에는 매수세가 계속되지만 단순한 업황개선 및 단기성 호재로 인한 매수때는 단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현대증권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처음 매수하기 시작한 종목이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한데도 주가 상승률이 크지 않은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