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을 지켜라' 도기권 사장의 경영철학은 단순 명료하다. 평소 직원들에게도 입버릇처럼 '원칙 경영'을 강조한다. 그가 내세우는 '원칙'이란 고객과 주주,그리고 직원의 만족을 함께 도모하는 투명한 경영을 의미한다. 도 사장이 지난 99년 이 회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제일 먼저 착수한 작업이 바로 사내 e메일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사내의 원활한 의사소통이야말로 투명 경영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8억원을 들여 e메일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고 인터넷 사내게시판을 만들었다. 전 임직원에게 '보고와 결재는 e메일로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사장실 앞에서 직원들이 결재를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는 광경을 보고 "정말 쓸데없는 시간 낭비라고 느꼈다"고 그는 회상한다. 게시판은 금세 '자유 토론의 장'이자 경조사 등을 알리는'사내 소식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지만 사장에게 e메일을 보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도대체 얼마나 간이 커야 사장에게 직접 e메일을…' 처음엔 다들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원들은 스스럼없는 네티즌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초기에 도 사장에게 e메일이 오는 건수는 한달에 1∼2통에 불과했다. 지금은 1주일에 2통이상 들어온다고 그는 말했다.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회사 경영에 관한 조언이 들어오는가 하면 개인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가끔은 사장을 위로하는 내용의 e메일도 받습니다"라는 도 사장의 목소리엔 뿌듯함이 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