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비수기 속에서도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홈쇼핑 전자상거래 등 내수·소비 관련기업과 IT(정보기술) 분야 가운데 셋톱박스 등 시장이 성장기에 접어든 업종에서 실적 호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소비가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IT업종의 시장이 회복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수 관련 대형주에 초점을 맞춰온 외국인 투자자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 종목으로 매수를 확대하는 양상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 실적 호전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종목의 주가 상승탄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실적호전 종목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내수 업종이 좋다=간판종목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인 여행업종의 하나투어는 올 1월 매출이 41억원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해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장거리 여행상품이 부쩍 늘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LG홈쇼핑은 지난달 매출이 전년동월보다 1백9% 증가한 1천3백91억원,영업이익은 65억∼70억원선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CJ39쇼핑도 1월 매출이 1천20억원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해 1백22%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 급증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쇼핑업체인 인터파크는 매출액이 96억원으로 1백9% 증가했다. 공연티켓과 여행상품의 경우 수수료만을 매출로 잡아 상대적으로 매출증가폭이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실제 증가율은 1백96%에 달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신세계I&C는 SI(시스템통합)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쇼핑몰 부문이 활기를 띠면서 1월 매출이 53% 증가한 1백24억원을 기록했다. ◇성장국면에 접어든 IT업종을 주목하라=셋톱박스 TFT-LCD(초박막 액정표시화면) 휴대폰 등은 성장기 내지 회복기에 진입한 업종으로 평가되고 있다. 셋톱박스 업체인 휴맥스는 1월 중 매출이 3백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백17%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이 1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단정보통신은 29% 증가한 1백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작년보다 오히려 높은 2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호환성이 뛰어난 차세대 인터넷 언어인 XML솔루션 업체인 씨오텍과 유진데이타도 1월 매출이 증가했으며 우영 파인디앤씨 등 TFT-LCD업체들도 연초 출발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 전략=외국인이 실적 우량 중소형주로 매기를 확산시켜나가는 최근의 추세를 잘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은 활발한 기업탐방을 통해 실적이 확인된 종목을 사들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회복기에 접어든 업종 가운데 실적 호전이 가시화되는 종목을 선취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코스닥도 거래소와 같이 같은 업종 안에서도 실적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경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