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림산업은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잘 알려진 기업이 아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건설업체란걸 짐작키도 쉽지 않다. 아파트등 주택을 짓기보다는 교량건설이나 지하철.도로등 토목공사를 전문으로 해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회사가 지은 도로 또는 교량을 하루에도 몇번씩 지나거나 마주치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 대부분이 놀라기 십상이다. 대표적인게 서울에서 인천국제공항 가는 길에 지나게 되는 방화대교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경인고속도로,남해 고속도로등도 이 회사의 손길이 닿아있다. 그러던 풍림산업이 지난해 6월부터 "아이원(iwant)"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아파트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아이원"은 영문 "I"와 "want"를 합성한 것으로 "내가 원하는 아파트이자 첨단 사이버 시대가 원하는 아파트"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아파트"를 공급함으로써 자연스레 인지도를 높이면서 수익구조도 다양화하겠다는 장기포석이다. 올 수주 목표치도 "아이원"을 중심으로 1조5천억원,매출액은 1조원으로 정해놓고 있다. 특히 매출 목표 1조원가운데 6천억원을 아파트 건설부문에서 기대하고 있다. 토목과 건축,해외 플랜트,리모델링사업에다 아파트부문을 보강함으로써 종합건설사의 면모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풍림산업은 지금까지 도로 건축 플랜트 등 기간산업과 신도시 건설사업,사회간접자본시설(SOC) 사업 등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 연방정부가 발주한 연방 법원청사 철골공사를 9백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탄탄한 시공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시공을 맡은 제주 월드컵 경기장은 단순한 건축물의 의미를 넘어 인간과 생활문화를 창조하고자 하는 기업이념과 친환경 생활문화의 건설철학이 반영된 하나의 작품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여기에 레저와 리모델링,철구,건재,환경 등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대해 건설분야의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풍림산업은 지하철과 철도 건설에도 기술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인전철을 비롯해 서울 지하철 5호선과 7호선 건설공사에서 시공능력을 인정받아 복합공정인 신정 차량기지 공사를 깔끔하게 수행했다. 회사측은 지난 2000년 수주 1조1천6백34억원,매출 6천9백89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수주 1조2천억원에 매출 7천5백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낮은 인지도만큼이나 주식시장에서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주가가 1천원대를 맴돌았을 정도다. IMF이후 높아진 금융비용 부담과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부실 관계사를 보유하고 있어 안전성이 떨어지는 건설업체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일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건설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주가도 3천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부실 관계사 정리와 차입금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공사수주 호조와 영업실적 개선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차입금은 2천4백62억원으로 전년보다 4백78억원이 축소돼 이자비용도 1백50억원이나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3백5%(2000년말 3백35%)로 줄었다. 이필웅 사장은 "올해는 새로운 도약의 해로서 핵심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증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정보화시대,디지털화에 따라 첨단 기술과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의 확대에 힘쓰고 있다"며 "지식경영의 기반을 구축해 철저한 서비스로 고객의 가치창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