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무차입 경영"과 "철저한 선택과 집중". 초우량 제조업체들이 주로 구사하고 있는 이같은 선진 경영전략을 완벽히 소화해낸 건설업체가 서울방송(SBS) 모회사로 더 잘 알려진 태영이다. 태영은 지난해 기존 회사채와 금융권 부채를 모두 상환,올해부터 사실상 "차입금 제로(0)"상태가 됐다. 무차입경영에 들어간 셈이다. 5백86억원의 회사채중 지난해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 2백93억원은 물론 올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또다른 2백93억원의 회사채도 지난해 미리 갚았다.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빌렸던 연리 3%짜리의 차입금 1백40억원까지 지난해말 전액 상환했다. 10억원의 회사채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는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수수료를 면제받기 위해 제도적으로 발행할수 밖에 없는 사채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제도 개정이 이뤄지면 의무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아도 될 경우엔 바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이자비용이 거의 없어졌다. 지난 2000년 1백17억원에 달했던 지급이자는 지난해엔 52억원으로 줄어들었으며 올해엔 1억원도 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반해 현금 예금액이 4백89억원에 달해 이자수익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회사측은 이밖에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주식(LG텔레콤 등)이 1천억원을 훨씬 넘고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올해부터 연간 2백50억원 이상의 현금이 남아도는 잉여 현금흐름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영은 그동안 자신있는 사업에만 몰두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하수처리시설 사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연간 매출의 25% 이상을 하수처리사업에서 올렸다. 건설업계에서도 하수처리공사에서만은 태영을 최고 수준으로 꼽는다. 지난해 외형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하수처리 사업은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태영의 전체 수주액은 4천7백77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하수처리 수주액은 1천7백99억원으로 27%나 증가했다. 이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우량 건설업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말 종가(3만7천7백원) 기준으로 지난 1년사이에 60%나 상승했다. 그러나 걱정거리가 없지는 않다.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외형 성장이 정체상태를 보고있다. 최근 3년간 연간 매출이 5천억원선 내외에 머물고있다. 증권가에서도 태영의 주가가 현재로서는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태영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모토로 대대적인 공격 경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까지 다져놓은 건실한 재무구조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건설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지난해 2백60가구에 불과했던 아파트 분양사업 목표를 올해 1천3백가구로 늘려잡았다. 이미 용인 기흥 등 목좋은 수도권에서 사업을 준비중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올해 신규 수주목표도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난 7천억원으로 책정해놓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를 통해 현재 21위에 머물고있는 도급순위를 2~3년내 10위권 중반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