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관투자가들이 대규모 순매수하면서 기관화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8일까지 7천77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8일에도 표면적인 기관의 순매도액은 330억원에 이르렀지만 프로그램 순매도물량이 1천2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기관이 현물시장에서 870억원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연초이후 지난달 15일까지 기관의 순매도액이 8천700억원에 이르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순매수액 가운데 상당부분이 프로그램 매매 물량이기는 하지만 최근 투자행태가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가 견조한흐름만 보여준다면 본격적인 기관화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볼만하다고 말했다. ◆투신권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 비중 커져 LG경제연구원이 최근 설정액이 400억원이상인 투신권의 49개 주식형펀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들어 주식편입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9.11 테러사태직후 77%였던 주식형 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은 10월 76%, 11월72% 등으로 하락추세였다. 그러나 12월이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12월 80%, 올해 1월에는 87%로 높아졌다. LG경제연구원 한원종 연구원은 "이처럼 투신권의 펀드매니저들이 주식편입비중을 적극 확대하고 있는 것은 보수적 장세관이 매우 낙관적인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소형주 투자비중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면서 "작년11월 중반 크게 하락했던 소형주 비중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이는 펀드매니저들의 자산운용행태가 다소 공격적으로 변화됐음을 의미한다는이야기다. ◆간접투자자금 유입도 늘어 기관화 장세의 근간이 되는 투신권의 `체력'은 장기증권저축의 꾸준한 판매와연기금의 점진적인 주식투자 확대 등에 비춰볼 때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이와함께 투신사의 순수 주식형 수익증권과 주식혼합형, 뮤추얼펀드의 전체수탁고는 연초 1월2일 28조5천14억원에서 2월6일 현재 28조7천318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리서치담당 상무는 "최근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들이 주식편입비중을 높여 투자심리 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기관들의 투자행태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관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기관이 현재처럼 주식을 사주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관망세에서 벗어나 매수강도를 확대한다면 지수가 800선을 돌파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미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기관들이 작년이나 연초처럼 관망만 하지는않을 것"이라면서 "투신권 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주식이외에는 마땅히 자산운용을 할 데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관들이 주식편입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황 팀장은 "미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고 경기가 바닥을 완전히 쳤다는 신호만 나오게 되면 주식펀드로의 급속한 자금유입이 이어져 기관화 장세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원도 "최근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들이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주가상승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본격적인 선제공격에 나선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