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3년물 금리가 장막판 주가 하락에 올들어 처음으로 5.8%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시중금리 안정을 기할 것으로 밝힌 가운데 주가가 조정을 보이고 있어 금리는 5.8% 수준에서 굳히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7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9%포인트 하락한 5.85%로 마감, 지난해 12월 27일 5.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 지준일을 맞아 오전중에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다가 장 막판 통안채를 중심으로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한국은행에서 '경기의 완만 회복' 입장이 나왔으나 오전에는 반영되지 않다가 오후 들어 뒤늦게 반영, 하락세가 가중됐다. 5년 만기 수익률은 6.60%로 전날보다 0.08%포인트 내렸다. 회사채 수익률도 큰 폭 하락했다. AA- 등급 및 BBB- 등급 수익률은 전날보다 0.07%포인트, 0.06%포인트 하락한 6.85%, 11.00%를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사흘째 상승세가 이어졌다. 3월물은 전날보다 0.39포인트 오른 104.37을 가리켰다. 거래량은 5만1,480계약으로 평일 수준에 다소 못미쳤다. 개인과 외국인은 국채 선물을 1,656계약, 2,897계약 순매수한 반면 은행과 투신은 3,199계약, 2,585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 한국은행, "경기 회복 속도 완만" =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2월 정례회의를 갖고 콜금리 목표치를 현 수준인 4.00%로 유지했다. 콜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됐기 때문에 채권 시장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내수만으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데다 수출이 조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기 어렵다"며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 국채 선물은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 요인 등 불안 요인이 있으나 물가가 아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중 금리 안정을 위해 국채, 통안증권 등 각종 채권 발행시기, 규모 등을 적절히 조절하겠다"고 밝혀 채권 매수세에 힘을 실었다. ◆ 주식시장이 여전히 변수 = 주식시장은 장 막판 설 연휴 위험회피를 위한 매도세가 급증, 종합주가지수는 727.71로 전날보다 1.87%나 빠졌다. 코스닥지수는 3.06% 급락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악의 축' 발언 이후 정치적 불안이 커진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한 몫 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설 연휴 동안 나라 안팎의 불확실성이 증폭,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팔려 할 것이기 때문에 금요일 주가도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시장은 주식 시장의 영향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금리에 하락압력이 클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3년물 금리가 5.8%선을 하향 돌파하기는 부담이 있어 하락 속도는 완만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내일 통안채 창구 판매 여부를 지켜봐야겠지만 5.8% 수준에서 굳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