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에이디칩스의 주가는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처럼 '천당(상한가)'과 '지옥(하한가)'을 오갔다. 이날 오전 동시호가 직후 개인의 사자주문이 쏟아지며 상한가로 출발했으나 외국계창구에서 매도주문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반전,결국 하한가로 장을 마감해야 했다. 하루 가격변동폭만 무려 24%.장중 주가급등락으로 방향감각을 상실한 개인 간에 활발한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거래량은 전날 2만여주에서 1백60여만주로 급증했다. 그러나 에이디칩스는 7일 다시 상한가에 올라섰다. 배후에는 역시 외국인이 있었다. 노래방기기 칩부품 등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에이디칩스는 지난해 실적이 신통치 않았지만 최근 외국계투자자가 기업을 탐방했다는 것을 재료로 노무라-워버그증권을 창구로 외국인매수세가 연쇄적으로 유입되면서 주가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월24일 이후 10일 연속 상한가를 포함,주가는 4천70원에서 1만1천50원으로 급등했다. 주가상승률은 1백71%나 된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중 지난 6일 2천7백여주를 내다팔았을 뿐 연일 주식을 매집해 지분율을 3% 남짓에서 13% 이상으로 높였다.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인 한화증권 유승진 연구원도 "실적 등 에이디칩스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매집이유를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에이디칩스의 주가상승을 최근의 혼조장을 틈타 '메뚜기'로 변한 외국인의 매매매턴과 연결짓고 있다. ◇'메뚜기매매'경계령=매매타이밍에 집착하는 외국인의 단타성향은 에이디칩스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최근 주가가 장세와 무관하게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종목들은 대부분 외국인의 '입질성 매매'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드텔레콤과 피앤텔은 지난달 31일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유입으로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가 외국인이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서자 하락세로 꺾여버렸다. 또 '보안3인방' 중 안철수연구소를 제외한 정소프트와 소프트포럼은 외국인이 매수·매도를 반복하며 수익률관리에 치중하면서 주가가 춤을 추고 있다. 교보증권과 한성엘컴텍도 외국인의 단발성 '사자주문'으로 주가가 치솟았다가 매수세가 뜸해지자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눈치보기'부추기는 외국인=외국인이 단타세력으로 돌변하면서 코스닥시장엔 조정분위기가 완연하다. 외국인은 최근들어 지수관련대형주이자 기존 선호종목인 국민카드 엔씨소프트 LG홈쇼핑 삼영열기 CJ삼구쇼핑 휴맥스를 꾸준히 팔아치우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주일간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종목으로 바뀌었다. 대신 외국인은 강원랜드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해 교보증권 정소프트 한성엘컴텍 모디아 아이디스 월드텔레콤 피앤텔 에이디칩스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이 장세를 좌지우지하게 되자 개인의 투자잣대는 '외국인 따라가기'가 돼버려 '눈치보기 장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외국인이 새로 편입하는 기업의 상당수는 실적호전이나 시장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등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외국인 매수를 계기로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상승하는 등 왜곡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증시전문가들은 "추격매수를 자제하고 외국인이 사들이는 종목의 치밀한 분석을 통해 매수대상인 종목군을 공략하는 순발력 있는 투자자세가 요구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