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지앤엠(옛 국영유리공업)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국내 증시에서 M&A 바람이 거세게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성원파이프 코아정보 등이 개인투자자의 장내매수로 최대주주가 변동된 적은 있으나 피인수회사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적대적 M&A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현재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추가지분 확보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장기업인 중앙제지도 개인투자자가 M&A를 시도했다가 불발에 그쳤던 전례가 있었다. 통상 M&A설이 돌면 관련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영지앤엠도 8일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그러나 법정관리업체처럼 감자(減資:자본금줄임)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중도에 M&A가 무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무조건 추격매수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적대적 M&A를 당한 국영지앤엠측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이 회사 재무회계담당자는 "금융감독원에 지분변동이 보고됐는지 조차 알지 못한다"면서도 "현재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0%도 안돼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영지앤엠이 M&A의 표적이 된 이유도 바로 대주주 지분율이 낮다는데 있다. 설립자인 최인영 회장과 아들인 최재원 사장 등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9.7%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김남은씨의 국영지앤엠 인수에 대해 "회사와 특별한 관계가 없는 제3자가 주식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가 단기간에 20%나 매집했다는 게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M&A 사례는 회사 또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에 있거나 대주주중 한 사람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대주주 지분이 낮은 상장 또는 등록기업은 또다른 M&A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기업인 한글과컴퓨터 i인프라 현대멀티캡 등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5% 미만이다. 또 최대주주 지분율이 10%에 못 미치는 종목은 골드뱅크 등 20여개사에 달한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한국에서는 적대적 M&A가 활성화되고 있지 않아 대주주들이 이 부분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며 "유상증자 등을 실시하면서 정작 대주주는 참여하지 않아 지분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최근 인수후개발(A&D) 등이 다시 유행하면서 대주주 지분변동이 많은 것도 M&A를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삼한콘트롤스 김찬욱 대표가 주식을 담보로 잡혔다가 경영권을 상실하는 등 코스닥 기업을 대상으로 한 머니게임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제2,제3의 국영지앤엠이 등장할 소지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