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증시의 주요 테마중 하나는 기업실적의 '턴어라운드(turn-around)'다. 삼성전기는 이같은 턴어라운드의 중심에 서 있는 종목이다. 극심한 IT(정보기술)경기 침체의 영향권에 빠져 작년 전체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실적이 뒷걸음했다. 매출(3조1천1백17억원)은 전년보다 26.4% 줄었고 영업이익(2백64억원)도 91.3% 감소했다. 다행히 작년 4·4분기에 MLB(다층인쇄회로기판)사업이 기지개를 켰고 재고축소에 따라 주력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가동률이 회복된 데 힘입어 4백7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실적 반전(턴어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비수기인 지난 1월에도 MLCC 출하량이 60억개에 달해 작년 월평균 출하량인 36억개는 물론 손익분기점인 45억개를 초과했다. 한국투신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수익기여도가 높은 MLCC 부문의 흑자확대 가속화라는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삼성전기에겐 작년은 글자그대로 '구조조정의 해'였다. 13개 비주력 사업부문을 정리했고 27%의 인력을 감축했다. 부채비율은 1백13%에서 90%로 끌어내렸다. 구조조정 비용이 1천5백억원에 이를 정도였다. 올 하반기 이후 IT 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되면 삼성전기는 '구조조정'과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개선이라는 이중의 효과를 만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형도 부회장이 "올 매출액 3조4천억원,경상이익 4천3백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수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삼성전기는 △상반기중 중국에 MLB 및 BGA(반도체패키지용기판) 생산법인 설립 △세계 1위제품을 11개로 확대 △ADSL모뎀 등 3개 사업부문의 추가 구조조정 등을 올 주요 계획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