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반도체주가 다시 날개를 펼 조짐이다. 반도체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반도체 부문의 흑자전환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5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1천원(3.52%) 오른 32만3천원으로 마감됐다. 기관과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해 모처럼 '쌍끌이' 매수에 나서 각각 6만6천주(2백8억원)와 2만8천주(94억원)씩을 사들였다. 업황 회복에 따른 투자확대도 예상되면서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등 관련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닥시장의 에이디칩스 디지아이 피케이엘 등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지연된다는 소식에 0.81% 오르는데 그쳤다. 반도체주를 꿈틀거리게 하는 것은 반도체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이달초 D램 고정거래가격을 15~20% 가량 올리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벌써 5차례나 가격을 인상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백28메가 D램 고정거래가격은 현재 4달러선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현물가격도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면서 3달러 중반을 지키고 있다. 특히 이같은 가격 강세는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전략적 제휴 추진 등 공급측면의 호재 외에 수요 회복에도 영향을 받고 있어 긍정적이다. WSTS(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D램 출하는 비수기에도 불구,전월대비 4.9% 증가했고 매출도 29.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의 경우 1·4분기중 반도체부문에서 영업이익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반도체주에 대해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같은 실적호전세를 염두에 둔 선취매 성격이 강하다는 게 증권계의 분석이다. 우동제 현대증권 팀장은 "최근의 반도체 값 강세는 업계의 구조조정 뿐아니라 수요 회복에도 기인하고 있다"며 "비수기가 끝나는 3∼4월부터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서 반도체주는 강한 상승탄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홍빈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삼성전자는 D램 가격의 회복으로 1·4분기 반도체부문에서 5천억원 가량의 영업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가를 52만원으로 제시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