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 해외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CB나 BW는 이자가 지급되는 채권이면서 주가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특성으로 편법 발행이 적지 않았다. 해외 인수자 대부분이 소위 '검은머리 외국인'이란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온 것.'이용호 게이트'에선 편법 증여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개선안은 그동안 지적돼 온 문제점을 상당폭 시정하는 쪽으로 마련됐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먼저 해외 CB BW의 내국인 취득을 제한,'말뿐인 외자유치'는 사실상 힘들게 된다. 해외 인수자로부터 발행 후 1년내에는 CB BW도 사지 못하게 했다. 그동안 코스닥기업 중심으로 내국인이 사실상 인수자인데도 해외에서 CB BW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외자를 도입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이를 주가 재료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변화를 반영해 전환가나 신주인수권 행사가를 낮추는 리픽싱(가격조정) 조건도 크게 강화됐다. 지금까지 리픽싱은 범위 제한이 없었고 주가 상승땐 전환가격을 높이는 조항이 없었다. 리픽싱(통상 3개월 주기)을 전후해 주가가 폭락하면 전환가도 무제한 낮아져 주가반등 때 'CB 주식전환→시장 등록→물량부담→기존주주 불이익'이란 악순환이 지속됐었다. 개선안은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는 점을 감안,발행 당시의 30%내로 리픽싱 범위를 제한했다. 금감원은 다만 공모를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발행한 CB BW는 주가 움직임에 따라 주식전환이 자유롭도록 주식전환 가능시점을 발행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 인수한 투자자수에 관계없이 불특정다수에게 모집사실을 알리면 공모로 간주된다. 단순 투자목적인 경우엔 취득제한이 완화된다. 은행 증권 보험 투신 뮤추얼펀드 등의 기관투자가는 예외로 인정받는다. 개선안은 주식전환 행사기간 제한을 현행 '공모의 경우 발행일로부터 3개월(사모는 1년)이상 경과후'에서 '일반공모의 경우 발행일로부터 1개월(사모는 1년)이상 경과후'로 단축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