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코스닥 조기입성 열풍에 따라 등록심사청구 기업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당국의 심사강화 방침으로 탈락업체가 줄이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심사청구 예정업체가 상반기중에만 3백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늦어도 상반기중 심사청구를 신청해야 올해안에 코스닥 시장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식 심사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등록기업을 인수해 뒷문으로 들어가는 이른바 우회등록(백도어리스팅)을 추진하는 업체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심사기간이 길어지면서 등록추진업체가 제품생산 판매등본연의 업무보다 등록업무에만 매달리는 부작용도 예상되고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코스닥 입성=벤처업체의 기업공개는 올해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심사청구업체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심사 기간만 최장 5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코스닥위원회가 등록심사절차 및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어 올해 심사통과는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기"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조기등록 움직임은 각종 벤처비리사건이 발생한 이후 벤처정책의 초점이 육성위주에서 "옥석 가리기"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디슨의 최종 부도가 앞으로 벤처업체의 기업공개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T(정보기술) 솔루션을 개발하는 K사 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벤처산업의 상징성을 감안해 메디슨을 쉽게 부도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준비 기업을 직접자극한 것은 코스닥 등록심사 강화방침이다. 코스닥위원회는 등록요건을 강화,오는 4월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메리츠증권 노기선 주식인수팀장은 "강화된 요건이 적용될 경우 심사통과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판단해 등록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도 벤처기업의 조기 등록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기업인수합병(M&A) 활기띨 듯=코스닥 관문이 크게 좁아질 전망에 따라 등록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백도어리스팅이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코스닥기업인 엔피아와의 합병을 결의한 장외 생체인식 솔루션업체인 니트젠 관계자는 "코스닥에 등록하려면 1년을 매달려야 한다"며 "사업에 보다 열중하기위해 합병키로 했다"고 말했다. 7백여개 코스닥 기업 가운데 확실한 사업모델을 갖지 못해 잠재 매물화돼 있는 기업이 2백여개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문제점 및 대책=벤처기업이 무더기로 등록추진에 나서면서 코스닥심사 대량탈락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의 발행사(벤처기업)에 대한 사전 실사도 부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등록추진 벤처기업의 자체 사업추진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L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사전준비 등록심사 공모 등록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경영자들이 10개월 가까이 등록업무에만 매달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선 현재 최대 4개월 가까이 걸리고 있는 심사기간을 크게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부실기업으로 판명된 코스닥등록기업에 대한 과감한 퇴출조치를 취해 코스닥시장의 기반을 보다 공고히 하는 다각적인 정책이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