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주식옵션시장이 개장된지 1주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는 거래가 부진, 시험운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장된 개별주식옵션 시장은 지난 1일까지 외국인과 개인, 증권사만 일부 참여한 가운데 거래가 하루 평균 800계약에 불과했고 그나마 삼성전자 한 종목에 치우쳤다. 기관의 경우 매매시스템이나 제도 미비 등으로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고 개인이나 외국인은 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다리며 눈치를 보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개별주식옵션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크지만 주변 여건이 갖춰 지고 시장이 제 자리를 잡으려면 수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 부진속 삼성전자 거래량이 75% 개별주식옵션 시장은 개장 1주일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3천961계약과 6억7천만원에 불과해 하루 거래량이 15만계약을 넘는 지수옵션시장과 비교하면 규모가미미했다. 게다가 외국인과 개인, 증권사만 참여했을 뿐 투신과 은행권 등 기관투자자들은 시장 움직임을 지켜보기만하면서 한 주일을 보냈다. 국내 기관에 비해 옵션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 외국인들은 시장초기부터 뛰어들어 거래량 비중이 33%에 달했고 옵션에 관심이 큰 개인도 34%를 차지했으나 시장조성 역할이 기대됐던 증권사는 25%에 그쳤다. 이처럼 거래규모가 충분하지 않자 유동성 부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매매가 성사되는 종목에만 몰리면서 삼성전자 콜옵션 등 일부 종목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거래량은 2천951계약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고 콜 옵션 거래는 90%에 달했다. 또 외국인은 순매도, 증권사와 개인은 순매수로 일관했으나 이 또한 현 수준 거래규모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됐다. ◆시스템과 규정 미비 문제 개별주식옵션에 대한 증시의 관심이 높은데도 참여가 부진한 배경으로는 시스템과 규정 미비 문제가 꼽혔다. 증권사들의 경우 자기매매를 통해 시장조성에 나설 의향은 있지만 매매 시스템(HTS) 개발 등 준비가 늦어지고 있어 뛰어들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D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옵션 시장이 서둘러 개장되는 바람에 실물인수도를 반영한 시세분석과 매매시스템,시스템 트레이딩, 리서치 등을 때맞춰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사는 `동일종목 보유한도 초과 금지' 등 걸림돌이 되는 규정의 해결이 늦어진 탓에 아직 펀드의 약관이 개정되지 않아 시장 참여가 원천 봉쇄돼있었던 것으로나타났다. 재경부에 따르면 이 법규에 대한 기본적인 처리방향은 다음주 초께면 결정될 것이지만 투신사들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하면 시장이 일정규모에 이르기 전에는 탐색하는 자세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개인은 대체물인 지수옵션 시장이 있는데다 종목 수가 많아 복잡하고 매매대금 단위가 높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아직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 적응단계 거쳐 정착 전망 대다수 증시 관계자들은 주식옵션시장이 수개월∼1년간 적응시간이 흐르면 개장초기 부진을 털고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증권사가 충분한 준비를 끝내고 시장을 주도해 유동성이 확보되면 외국인과 투신이 적극 뛰어들고 개인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증권거래소 이용재 신상품개발팀장은 "외국인과 투신권은 유동성 부족에 대한우려로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증권사가 시장규모를 갖춰주면 곧 뒤따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현물시장이 조정기에서 벗어나 변동성이 커지고 주식옵션시장에서 고수익이 창출되면 투기적 성향이 강한 개인들이 몰려들고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대투증권 한정희 연구원은 "애초 개설목적인 헤지매매보다는 투기매매와 차익거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기목적의 투자자들을 유인할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어느정도 성숙단계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삼성전자 행사가격 3∼4개로 매매가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