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주식시장 폭락으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회복쪽으로 강하게 기울었으나 파산기업 엔론의 분식회계 사건이 부각되며 주가가 급락하자 국내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향후 시장은 경기가 회복 중이고 수급여건이 좋은 상황에서 6.00∼6.20%대의 박스권이 예상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최대변수는 미국 시장의 동향이다. 이날 급락이 미국시장에서 촉발돼 물건너 온 것이라는 점에서 수요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동결 여부와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성 회복 여부가 주목된다. 30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10%포인트 하락한 6.05%를 기록했다. 6.07%로 급락 출발한 후 주가 움직임을 따라 오후 들어서 추가 하락했다. 5년 만기 수익률은 6.78%로, 전날보다 0.12% 하락했다. 오전에만 몇 건 거래된 뒤 오후 들어 소강상태에 빠져들던 최근의 동향과는 달리 국고채와 통안채, 외평채 모두 고루 거래가 늘었다. 회사채 수익률 역시 급락했다. AA- 등급 및 BBB- 등급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모두 전날보다 0.08%포인트, 내린 6.99%, 11.14%로 마쳤다. 국채 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0.47포인트 오른 103.57로 마감했다. 저평가 폭이 부각된 덕분에 지난 11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5만7,104계약 거래됐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000계약 가까이 매수우위를 보였고 투신사는 2,100주 남짓 순매수했다. 반면 은행은 약 4,800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채권 만기 물량이 시장에 쌓이고 콜금리가 4%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는 등 수급상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선취매 세력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목요일 새로 발행되는 국고채도 2조원 수준으로 전달 3조3,000억원 수준보다 적다. 영업일수가 상대적으로 전달보다 적다는 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발행 물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선물의 홍창수 연구원은 "주가가 다시 반등하지 않고 횡보세만 보여 준다면 금리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FOMC 결과 주목 = 이날 주가와 금리의 하락은 전적으로 미국 시장의 영향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결과가 공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회의 결과가 최대 주목거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팬 의장의 경기인식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소비자신뢰지수, 내구재 주문 등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는 점에서 연방기금금리(FFR)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FOMC에서 금리는 동결할 가능성이 크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언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금리 동결 자체가 미국의 재무부 채권수익률 상승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위원은 "최근의 소비호조는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면 소비위축과 경기회복 지연으로 연결될 것이어서 FRB는 최대한 말을 아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윤 위원은 "과거 금리인하 기간에 금리가 동결됐을 경우 당장은 아니라도 10일 이내에 채권수익률이 0.1∼0.2%포인트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FOMC 회의와 함께 미국 주식시장도 변수다. 주식 시장이 엔론 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폭락세를 이어갈 경우 3년물 국채금리는 일시적으로 6.0%선 하락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6.0∼6.2%의 박스권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미국에서는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지난 3/4분기 1.3% 위축됐던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그 폭은 1.0%로 좁혀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