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상승 하루만에 소폭 하락했다. 전날 미국 채권 금리가 소폭 하락한데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인데 따라 장중 일관되게 하락 분위기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경기 급등 기대가 한풀 꺾인 것도 채권 매도를 주춤하게 했다. 그러나 굵직굵직한 국내외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여전히 경계 심리가 우세해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거래도 뜸해 오후장 들어서는 거의 소강상태에 빠져들었다. 29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6.15%를 기록했다. 종일 주식시장 동향을 살피며 6.15∼6.17%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5년 만기물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6.90%를 가리켰다. 회사채 수익률 역시 소폭 하락했다. AA- 등급 및 BBB- 등급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모두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7.07%, 11.22%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 3월물은 하루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103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날보다 0.17포인트 오른 103.10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5만1,476계약에 불과했다. 장중 변동폭은 0.17포인트로, 선물 역시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다. 외국인과 투신사가 1,031계약, 316계약을 순매수한 반면 증권회사와 은행은 281계약, 506계약을 순매도했다. ◆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기 지표 주목 = 당초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달은 3년물 국채 금리가 안정된 수급 여건을 바탕으로 6% 이하에서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실상 금리는 미국 지역에서의 호전된 경제 지표에 힘입어 이달 들어 0.24%포인트나 올랐다. 당분간 국내 금리에 대한 미국 지역 경제 지표의 영향력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에서는 내구재 판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발표된다. 이들이 예상 밖 호조를 보일 경우 국내외 금리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내구재 판매가 지난해 11월 4.8% 감소세에서 1.3% 정도 증가세로 바뀌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100을 넘지는 않겠지만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이들 경기 지표가 발표되면 금리는 추가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급 상황은 여전히 우호적 = 이번 주 채권 만기 물량은 회사채 3조8,990억원 등 7조6,530억원에 이른다. 다음주에도 회사채 9,500억원, 통안채 2조5,000억원 등 5조 1,900억원으로 만만치 않다. 이 같은 대기물량이 언제라도 채권 매수세로 변할 수 있어 금리 상승 폭 또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관으로서는 경기 호전을 예상하고 채권을 매도한다 해도 마땅히 운용할 곳을 찾을 수 없다. 기관의 이러한 처지도 금리 급등을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실시된 1년 6개월물 통안채 1조원어치 입찰에서의 낙찰 금리도 최근의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을 반영,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당초 시장 관계자들은 5.7%대 초반에서 낙찰될 것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5.69%에 낙찰됐다. 응찰금액은 2조800억원에 달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