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외신보도에 웃고 울었다. 29일 증시는 가격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으로 장중 약세권에서 벗어났으나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 결렬 보도가 전해지면서 장막판 동시호가에서 급락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21포인트, 0.80% 낮은 774.0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79.09로 0.90포인트, 1.13% 하락했다. 증시가 7일만에 약세권으로 내려섬에 따라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이닉스 충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본격적인 조정 국면 진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가격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라는 긍정적인 재료가 노출됨에 따라 차익, 경계매물 출회가 급증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는 유효하지만 현대투신에 이어 하이닉스 마저 협상이 결렬되면 회복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고 경기회복 기대가 다소 희석되는 등 수급과 펀더멘털 등 모멘텀이 둔화됐음에 불구하고 조정폭이 크지 않은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또 경기회복이 기대보다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 월말, 월초에 집중적으로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관심을 갖으며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재협상 가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날 증시는 개장 전부터 호재와 악재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였다. 메디슨이 1차 부도를 내고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 산업활동 동향은 기대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했다. 반면 뉴욕증시 강세, 반도체 현물 가격 상승, 미국 12월 신축 주택 판매 호조 등이 호재로 거론됐다. 종합지수는 장초반 가격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770선을 내주기도 했으나 5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력을 확인하고 반등했고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수의 지원 사격을 받았다. 장 막판 신용평가 회사인 피치가 한국 국가신용 등급을 상향 조정할 여지가 있음을 밝혔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면서 방향을 돌렸으나 메디슨이 최종 부도를 내고 하이닉스 협상 결렬 우려가 확산되면서 지수를 깎아 내렸다. 전날 장세를 주도했던 증권, 은행, 인터넷, 전기전자업종이 큰 폭 내렸고 통신, 운수창고, 은행, 운수장비 등도 하락했다. 의료정밀, 건설, 보험, 기계,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등은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동시호가에서 상승분을 모두 내주고 1.10% 하락했으며 하이닉스도 8% 이상 급락했다. 반면 신성이엔지, 디아이, 케이씨텍 등 반도체 관련주는 결렬 우려를 접하지 못한 듯 강세를 나타냈다. 지수관련주는 국민은행, 한국통신공사, KTF, 국민카드, 엔씨소프트, 조흥은행 등이 하락했고 한국전력, 강원랜드, 기업은행, 포항제철, 기아차, 휴맥스 등이 올랐다. 이날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기와 LG전자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LG홈쇼핑과 CJ39쇼핑 등 실적주도 가격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외국인이 나흘만에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762억원을 순매도 하락을 주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425억원, 424억원을 처분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매도를 압섰으나 장막판 매도가 집중됐다. 프로그램 매수는 2,236억원 유입됐고 매도는 881억원 출회됐다. 세종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장막판 동시호가에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 결렬 보도가 나오면서 매도 주문이 물밀 듯이 쏟아졌다"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100포인트 이상 조정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