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의 은행 구조조정이 결실을 맺어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점이 상승세의 배경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 속도에 대해 ''과열''이라는 시각이 늘고 있다. 25일 거래소시장에서 은행업종지수는 전날보다 3.77% 오른 216.81을 기록했다. 업종지수로 8일 연속 상승세다. 종가 기준 지수는 지난 99년 7월29일 이후 29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외국인의 입김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3천2백6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은행업종에 대해서만 7백53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 전기전자(1천4백31억원)와 함께 은행주 편식 양상을 드러냈다. 정부가 조흥은행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의 민영화 일정을 제시한 게 표면상 재료로 작용했다. 한화증권 임일성 과장은 "정부의 민영화 추진 일정 발표가 좋아진 은행의 펀더멘털에 기초하고 있다고 볼 때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종합주가지수가 조정을 받던 시점에서 은행주가 먼저 턴(Turn)했고 올 증시를 이끌 주도주는 반도체와 은행주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장의 흐름과 같이 가는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한정태 연구위원은 "국민은행 주가의 상승은 수급에서 찾아야 한다"며 "현재 18.7%에 불과한 국내 투자자들의 보유비중을 감안하면 개별주식 옵션 상장과 한국 시장의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같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업종 대표주의 초과 상승은 예견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한지주회사와 하나 한미은행 등도 합병 등의 재료를 지니고 있지만 은행주 전체가 단기 과열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은행주에 대한 가격조정 및 기간조정이 예상되므로 매수 시기는 다소 늦추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