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적을 공개하는 어닝시즌은 증시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기업실적은 이미 반영돼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파장을 일으켰다. 전망치를 벗어난 실적은 업종과 관련종목에, 때론 증시 전체에 위력을 발휘하며 ''1월 랠리''의 마무리를 독촉했다. 지난주 앨런 그린스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심각한 위험'' 발언 이후 경기회복 기대가 희석되고 있음을 확인해 준 셈이다.


종합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700선의 지지를 받으며 전약후강의 모습을 보였다. 장중 700선이 붕괴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뉴욕증시 급락, 반도체 현물 가격 오름세 주춤, 베이지북의 경기취약 지적, J.P.모건 체이스의 실적악화 등 악재를 감안할 때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컴팩, 야후 등이 뉴욕 장 종료 후 긍정적인 실적을 내놓았고 현대투신 등 구조조정과 관련한 긍정적인 발언이 매수세를 자극했다.


향후 증시는 바닥을 다지고 추가 상승을 도모하기보다는 방향 탐색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급 개선이 여의치 않다. 기관 순매수는 프로그램이 많은 부분을 차지해 연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외국인 매도는 삼성전자에 대한 차익실현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이날 20일선을 가까스로 지켜낸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이 추세를 되살릴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시장의 흐름은 여전히 반도체, 은행 등 주도주에 쏠려 있다. 반도체는 하이닉스 해법이나 반도체 가격 동향에 따라 일희일비를 거듭할 것으로 보이고 은행주는 신용등급 상향과 합병 등 개별 재료로 움직일 전망이다. 차별화 장세가 전개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도주에 대한 저가매수 전략은 유효하다. 또 하이닉스, 현대증권, 대우차 등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구조조정 진행상황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기대지수 상승, 경기부양책 등으로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내수관련주는 꾸준한 분할 매수가 유리해 보인다.


목요일 뉴욕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 자일링스, 노텔네트웍스, IBM, 시티그룹, US에어웨이 등이 줄줄이 지난 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고도 설비투자 감소 계획으로 미끄러진 인텔이나 지난주 이미 실적 호조를 전망했음에도 다시 주목받은 컴팩 등 재무제표상의 ''숫자''보다는 해석과 반응에 관심을 둬야 겠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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