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의 최대 자금조달수단인 해외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증시침체 등으로 주식전환메리트가 사라져 인수권자(채권자)들이 속속 조기상환을 청구,발행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각종 ''게이트''사건으로 얼룩진 코스닥시장의 허약한 체질을 감안할때 CB등의 조기상환요구는 발행기업들의 재무구조에 최대 딜레마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수년간의 경기침체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코스닥기업들은 기존 사채를 막기 위해 또 다른 사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우영은 최근 2000년 1월께 발행한 해외 CB중 미전환잔액(1천9백50만달러)의 상환을 위해 2천만달러의 해외 CB를 발행했다. 인바이오넷도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미전환 CB 31억원치를 매입해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15개 코스닥기업들이 채권자들의 풋옵션(사채를 되팔 권리)청구 등으로 미전환 CB·BW등을 조기상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속속 도래하는 풋옵션만기일=지난 2000년말 이후 CB등을 발행한 기업들의 경우 상환청구일이 속속 도래하고 있다. 지난해 증시침체로 발행기업의 주가가 전환가보다 낮아 현재로선 주식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9월 미국 테러사건후 상승세를 유지하던 시장이 조정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도 발행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오는 3월까지 자금부담을 줄만한 CB 등에 풋옵션만기일이 돌아오는 기업으로는 에스오케이 도원텔레콤 싸이버텍홀딩스 금호미터텍 벤트리등 12개 업체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고 있다. 하나로통신 대흥멀티미디어통신등은 현재 주가가 전환가를 웃돌고 있지만 현재의 조정장이 지속될 경우 채권자들의 풋옵션 행사 포기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우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CB등 사채를 갚기 위해 또 다른 CB 등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CB등을 통한 전환물량=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CB의 전환청구는 감소한 반면 BW의 신주인수권 행사는 크게 늘었다. CB에 비해 사채와 워런트(신주인수권)로 분리가능한 BW를 투자자들이 선호한데 따른 것이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은 이날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CB의 주식전환권 행사 등으로 신규 발행된 주식수는 1억8천8백만주,금액으로는 4천7백5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중 CB 전환은 1억2천7백만주로 전년보다 4% 증가했지만 금액으로는 3천6백18억원으로 37% 감소했다. CB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기업은 총 71개이며 이중 휴맥스(3백12억원) 바른손(2백78억원) 한글과컴퓨터(2백24억원) 등의 전환규모가 컸다. BW의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한 발행주식수는 6천1백만주,금액은 1천1백3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백69%와 1백57% 증가했다. 해당기업은 도원텔레콤(1백10억원) 싸이버텍(1백9억원) 벤트리(98억원) 등 모두 29개사였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