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외국인 매도 속에 710선에서 이틀째 하락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는 전날 사상 최대의 순매도 이래 순매수로 전환했으나 거래소시장에서는 이레째 순매도하며 수급악화 심리를 가중시켰다. 특히 인텔의 1/4분기 실적 하향 가능성에다 투자감소 전망에 더해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 축소, 반도체 현물가격 상승 일단락 소식 등이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 아울러 선물 약세에 따른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도주 조정 국면에서 750선 고점 돌파 무산에 따른 고점낮추기 조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종합주가지수는 710.95로 전날보다 7.69포인트, 1.07% 하락세로 마감, 이틀째 떨어졌다. 코스피선물 3월물은 88.65로 0.75포인트, 0.84%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72.91로 0.28포인트, 0.38% 하락세로 마친 반면 코스닥선물 3월물은 101.00으로 0.50포인트, 0.55% 올랐다. 이날 거래소시장은 미국 시장 반등 소식에 개장초 전날 낙폭과대인식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723까지 올랐으나 외국인 매도와 삼성전자 등 실적 실망감에 하락세로 접어든 뒤 낙폭을 줄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이 1,34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 8일 이래 이레째, 전날에 이어 1,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수급여건을 악화시켰다. 전날 대량 매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증권 등 금융주에 대한 차익매물을 내놨다. 개인이 937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 만회를 시도했으나 버거운 모습이었고 기관이 프로그램 매수 전환을 계기로 255억원의 순매수로 전환했으나 조정분위기를 돌려놓지는 못했다. 시장에서는 인텔과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향상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진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 수급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SK증권 투자정보팀의 김종국 차장은 "개인 매수로 고객예탁금이 감소되는 등 시장체력이 다시 약화될 소지가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 기대가 무산된 상태이고 재료를 찾기 쉽지 않아 코스닥 등 개별종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실망감에 3% 이상 급락했고 하이닉스도 채권단의 부채탕감 논란이 제기되면서 마이크론과 협상 기대감이 약화됐다. 고정거래가격 인상 소식이 나오긴 했으나 실망한 시장심리를 돌려놓지는 못했다. 또 SK텔레콤, 포항제철, 현대차, 신한지주, LG전자 등 최근 상승한 종목으로 차익매물이 지속된 가운데 보험, 증권, 건설 등 대중주 역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운송관련주가 미국과 동조화를 보이며 급등하고 음식료업종과 유통 등으로 매수세가 다시 유입됐으며, 한국전력은 구조조정 관련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조정 뒤 재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외국인 지분을 높였다. 코스닥의 경우 미국 이베이 등의 실적 호전으로 개인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다이얼패드의 전면 유료화 선언으로 새롬기술이 상한가에 들어가고 다음과 한글과컴퓨터 등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두 시장 모두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을 상회하는 등 시장에는 조정에 대한 시각이 우세한 상태다. 거래소에서는 하락종목이 523개로 상승종목 261개의 두배에 달했고, 코스닥에서는 하락종목이 436개로 상승종목 255개를 앞섰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여의치 않은 데다 경기회복과 국내 설비투자 및 수출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당분간 750을 고점으로 하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경련은 올해 5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비투자를 조사한 결과, 361개 응답업체의 투자규모가 26조8,525억원으로 전년대비 12.8%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전자업종의 시설 투자가 37.7%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1월중 15일까지 무역수지는 16억3,400만달러 적자로 전달이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규모가 다소 커졌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8% 감소한 40억6,900만달러, 수입은 12.6% 준 57억300만달러를 기록했다. KGI증권의 황상혁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가 빚어지고 수출도 좋지 않은 등 조정을 받고 있으나 700선은 유지될 것"이라며 "수급악화로 단기 조정이 예상되나 유통, 건설, 제지 등 하방경직성이 확보된 내수쪽으로 관심을 가지는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