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외국인의 대량 매도 공세에 밀리며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종합지수는 720선을 내놓았고 코스닥지수는 73선에 턱걸이했다. 15일 증시는 전날 반등을 일궈낸 반도체 모멘텀이 약화된 가운데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동반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급락했다. 반도체 현물 가격 오름세가 주춤해진 데다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장기화되고 인수 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리라는 지적도 투자 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외국인은 월요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메릴 린치의 주식 비중 축소 권고, 기업실적 우려 등으로 내림세를 보이자 차익 실현에 치중했다. 거래소에서 16개월중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지수선물 시장에서는 사상 최대 순매도를 보이며 프로그램 매도를 불렀다. 시장에서는 5일선에 이어 최근 지지선 역할을 하던 720선이 무너짐에 따라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변동성이 확대되고는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 관망하는 자세도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일선이 위치한 700선 부근까지의 하락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인텔과 삼성전자의 실적이 기술적 반등 시기와 맞물려 상승하더라도 조정 국면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5.39포인트, 3.41% 급락한 718.64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73.19로 1.92포인트, 2.56% 내렸다. 삼성전자가 전고점 돌파에 대한 부담과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5.45% 내렸고 하이닉스는 10% 이상 급락했다. 케이씨텍, 주성엔지니어, 아남반도체, 미래산업, 삼테크 등 반도체 관련주가 대부분 하락했다. 국민, 외환, 조흥, 기업 등 은행주와 SK텔레콤, 하나로통신, KTF, 한국통신 등 통신주도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수관련주중에선 CJ39쇼핑이 상한가에 올라 눈길을 끌었고 LG홈쇼핑, 기아차, 휴맥스 정도가 올랐을 뿐 다음, 강원랜드, 현대차, 포항제철 등이 큰 폭 내렸다. 업종별로도 코스닥의 방송서비스, 기타제조만 상승했고 거래소와 코스닥의 나머지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이 지난 2000년 9월 14일 이후 최대인 2,943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3,856억원을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기관은 1,108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도가 2,823억원 출회된 데 반해 매수는 650억원 유입되는 데 그쳤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큰 폭의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단절, 급락세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도주 탄력 둔화, 개인 장세의 한계 등을 감안할 때 조정 장세가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기업실적, 시장베이시스, 반도체 가격 동향, 순환매 방향 등에 따라 움직임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