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기 일쑤고 점심식사 시간이 두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예견된 조정이 기대 이상의 반등으로 연결되더니 옵션만기일에는 의혹이 분분하게 제기될 정도로 예상보다 깊은 골을 만들었다. 11일 증시는 옵션만기로 인해 ''왜곡된'' 낙폭을 회복하려는 시도가 펼쳐지며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다. 만기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시장베이시스가 콘탱고를 나타내면서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현물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주도주 탄력 둔화, 모멘텀 약화 등으로 연결되는 점이 부담이다. 이에 따라 반등을 담보할 지수선물 시장 동향에 유의하면서 가격 부담이 생긴 종목에 대해서는 현금확보로 대응하고 증권, 건설주 등으로 돌고 있는 매수세 분산에 적절히 대응할 시점이다. ◆ 만기충격, 복원력 기대 = 종합지수가 옵션만기에 따른 매물출회를 흡수하지 못하고 720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프로그램 매물부담에서 자유로움을 과시하며 이틀째 강세를 이었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3.38포인트, 3.11% 떨어진 728.23에 거래를 마쳤고 장 후반 동시호가에서 3,2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마감가를 13포인트 가량 낮췄다. 코스닥지수는 76.33으로 0.18포인트, 0.24% 올랐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1,922억원, 비차익 3,500억원 등 모두 5,422억원 출회되며 지수관련주에 하강 압력을 행사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1,300억원 유입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한국통신, 포항제철, 신한지주, 기아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 4% 이상 급락했고 현대차는 싼타페 엔진 결함 악재가 겹치며 무려 8.36% 후퇴했다. 시장관심은 이같이 기계적인 충격에 의해 커진 낙폭이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쏠려 있다.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붕괴는 지수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복원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지속된 매물 출회로 매수차익거래잔고가 대부분 청산된 데다 현선물간 격차인 시장베이시스가 큰 폭의 콘탱고로 전환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 이날 주가지수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1.50포인트, 1.59% 내린 9.255에 거래를 마쳤고 종가 기준 시장베이시스는 1.58을 기록했다. 세종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특별한 재료가 준비돼 있지 않는 상황에서 장초반 반발매수세와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기술적 반등이 예상된다"며 "지지선을 확인한 뒤 업황이 호전되는 종목군 위주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 모멘텀 약화, 순환매 대비 = 증시가 반도체 현물 가격 급등세가 주춤해지고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매각대금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제시했다는 소식으로 위축됐다.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자극한 D램 가격이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인수대금을 놓고 장기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지표 등 예정된 경기회복 신호가 없고 외국인이 매도 기조를 유지, 수급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은행 등 주도주의 가격 부담, 개인을 중심으로 한 매수세의 한계 등을 뚫고 치솟을 만한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날 증시에서 최근 랠리의 두 주역인 외환, 대구 등 저가은행주와 신성이엔지, 케이씨텍 등 반도체주는 탄력이 크게 둔화되며 종목별로 등락을 달리했다. 하이닉스는 4억주가 넘는 대량 거래 속에 3.25% 내렸다. 반도체, 은행, 건설주 거래가 폭주하면서 10억5,366만주가 손을 옮겨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거래대금도 5조7,84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수가 하락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증, 단기 상투의 조짐이 나타난 것. 랠리를 이끌어낸 모멘텀이 약화되고 선행지표인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가파르게 증가한 점을 감안,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반등을 현금 확보의 기회로 삼는 동시에 조정폭이 깊어질 경우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종합지수는 전고점인 715선에서 지지선을 구축하고 750선에 재도전할 공산이 크다. 박스권에 충실하게 접근하되 반도체, 은행주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 포인트를 잡고 증권, 건설, 통신주에 대한 순환매를 염두에 둬야 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수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본격적으로 기업실적이 발표되는 다음주 중반까지 새로운 모멘텀을 기다리는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