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아흐레만에 내림세를 나타냈다. 종합지수는 730대로 내려앉았고 코스닥지수는 76선을 내놓았다. 8일 증시는 조정이 예상된 시점에서 월요일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하락했다는 소식에 약세권에서 등락했다. 별다른 재료는 없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우위를 나타내면서 지수를 압박했다. 주도주로 장세를 이끌던 금융, 반도체주는 차익매물에 밀리며 상승 시도를 제한했다. 또 1월물 옵션만기를 이틀 앞두고 매수차익잔고가 7,000억원 가량 남아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종합지수는 오후 한때 건설주가 급등하고 삼성전자가 반도체 현물가격 강세와 고정거래가 인상 소식으로 강세로 돌아서면서 75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이내 되밀렸고 5일선이 무너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72포인트, 2.22% 내린 734.76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75.35로 0.74포인트, 0.97%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조정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5일 이동평균선이 뚫림에 따라 옵션만기일까지 조정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유동성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급등으로 인한 과열이 해소된 이후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성급한 저가매수로 맞서기 보다는 지지선 확인을 우선할 시점으로 보인다. 건설, 증권 등 대중주와 개별종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순환매에 대비하면서 금융, 반도체주에 대한 저가매수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업종별로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가 차익매물에 밀리며 급락했고 화악, 전기전자, 철강금속, 통신업종 등이 하락에 동참했다. 건설, 의료정밀, 섬유의복, 의약, 비금속광물 등은 올랐다. 삼성전자가 2% 이상 내렸고 하이닉스는 마이크론 회장의 방한 소식에도 반응을 나타내지 않으며 1.9% 하락했다. 신성이엔지가 가격제한폭을 채운 것을 비롯, 아남반도체, 미래산업, 디아이, 케이씨텍, 나리지*온, 삼테크 등 반도체 장비, 재료주는 강세를 이어 눈길을 끌었다. 우영, 태산엘시디, 삼테크, 레이젠 등 일본업체의 사고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LCD업체는 오름세를 지속했다. 국민, 하나, 한미 등 우량은행주가 크게 밀렸고 대구, 외환, 조흥 등 저가은행주는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하며 기세를 이었으나 오후 들어 약세로 주저앉았다. SK텔레콤, 한국통신, KTF, LG텔레콤 등 대형 통신주도 맥을 추지 못했다. 하나로통신은 파워콤 실사 참여를 재료로 1% 가량 올랐다. 컴퓨터 관련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뉴욕증시에서 컴팩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전망하고 12월 PC판매가 증가했다는 소식으로 삼보컴퓨터,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애인더스가 상장폐지를 모면하면서 가격제한폭을 채웠고 국제화재는 근화제약에 인수가 확인으로, 쌍용양화, 고려시멘트 등은 업황호전을 재료로 상한가에 등정했다. 지수선물이 백워데이션을 나타내고 옵션만기 물량이 일부 청산되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앞섰다. 프로그램 매도는 1,464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733억원 유입되는 데 그쳤다. 외국인은 올들어 처음으로 매도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37억원, 지수선물시장에서 2,200억원 가량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119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049억원, 2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거래소 1,632억원 순매수, 코스닥 6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심리선인 5일선이 무너짐에 따라 조정장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5일선 회복여부와 이전 고점이 위치한 710∼720선에서의 지지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종목을 발굴, 틈새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반도체, 금융주에 대한 저가 매수 시기를 포착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