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수익증권에 편입된 현대상선의 채권에 대한 상각처리 여부가 투신사별로 엇갈리고 있다. 동양투신운용은 펀드 수익률의 급락을 무릅쓰고 3백억∼4백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전환채권(CB)과 회사채를 평균 50%까지 상각처리한 반면 한국투신 등 다른 투신사들은 상각시기를 연기했다. 7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동양투신은 작년 12월31일 만기가 돌아온 현대상선 CB가 상환되지 않자 유가증권평가위원회를 열고 현대상선 CB와 회사채를 사실상 부도채권으로 간주,평균 50% 상각처리했다. 펀드평가기관인 제로인에 따르면 이같은 조치 때문에 동양투신의 ''비너스알찬주식0607호펀드''의 수익률이 지난 한주 9.54%나 떨어졌다. 현대상선 채권상각의 영향을 받은 동양투신의 펀드는 15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투신 관계자는 "만기 때 상환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현대상선의 자금운용상 미스매칭에 따른 자금난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작년말 만기도래한 2천4백70억원어치의 CB를 갚지 못한 현대상선은 전용터미널 매각과 LNG운반선의 장기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ABS(자산유동화증권) 5천억원 발행을 통해 이달 말 밀린 부채를 상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가 이들 조치에 대한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현대상선 장기 신용등급을 BBB-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추가 하향 조정이 가능한 워치리스트(watch list)에 등재했다. 한국투신 등 투신사들은 현대상선 채권의 상각여부를 이달 말 이후로 연기하고 채권단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투신 채권운용팀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보여 현대상선 채권 상각문제를 이달 말 이후로 연기했다"며 "이는 상각을 했는데 현대상선이 부채를 갚아 펀드 기준가격을 재조정하면 그 사이에 자금을 인출해 간 투자자들만 피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