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부터 불붙기 시작한 증시가 해를 넘겨 서도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가운데 반도체주, 유통주, 은행주의 시세가 분출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작년 12월24일부터 4일까지 7거래일 동안 무려 100포인트(15.4%)나 급등했고 코스닥지수도 7포인트(10%) 가까이 올랐다. 증시전문가들은 장기적 대세상승에는 의견의 일치를 봤지만 연초랠리의 상승속도를 두고 견해차이를 보였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시세분출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예상보다 빠른 급등장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차익매물증대와 개인.기관매수세 실종 등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언제라도 도약할 장, 단기급등은 문제없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올해 기업체들의 이익이 회복되는 등 펀더멘털이 새롭게 바뀐 단계라며 연초 주가상승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든 느리든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증시급등은 대형주 매물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몰려 빚어진 상황이라며 외국인 매수가 끊길 경우 언제든지 조정받을 수 있지만 대기자금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또 경기회복 초기단계의 과매수.과매도 현상은 일반적이기 때문에 크고 길게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 증권 황상윤 투자전략 부장은 ''장기적 상승추세는 변함없는만큼 800선까지 무난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최근 워낙 강한 장세가 펼쳐져 660선까지 단기조정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임성운 리서치센터팀장은 ''장기적 상승국면에서 과열에 따른 조정을 거친다고 끝이 아니다''며 ''어쩔수 없는 과열과 조정의 반복과정으로 보고 상승세를 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없는 급등장, 분위기 반전 가능'' 신영증권 장득수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주가상승은 초기에 50% 가까이 반영된다며 추가상승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에 주가가 20∼30% 더 상승할 경우 외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간 900포인트대로 오를 경우 외국인 투자수익률은 40% 이상으로 다른 이머징마켓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시장전반에 반도체.유통주.금융주로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확고히 자리잡아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하기엔 값이 너무 올랐다고 그는 분석했다. 현재 기관들도 프로그램 매매에만 의존하고 있는데다 개인투자자의 사이버거래 비중도 높아져 기관의 자금확보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는 ''대세상승이라는 컨센선스가 뿌리내리면서 경기회복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는 심리적인 장세로 전환됐다''며 ''이달에 일단 고점을 찍은 뒤 하반기 미국 경기회복추이를 지켜봐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도 블루칩에 매물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이 약간만 매수해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