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 외국인이 연초 랠리를 이끌면서 기관화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기관 매매는 투신.증권.은행 등 다양한 기관들이 주식을 조금씩 사들여 ''십시일반''의 결과를 낳은 것일뿐 본격적인 기관화 장세 출현의 열쇠인 투신권의 순매수 기조 유지를 기대하기는 성급하다.

◆기관 순매수는 프로그램매매 주도, 매수 본격 시작 판단 일러 지난달 24일부터 7일연속 계속된 종합주가지수 상승기간에 기관은 4천746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며 5천424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인 외국인과 함께 상끌이 장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기관의 순매수 금액중에는 2001년도 펀드 수익률을 좋게 나오도록 하기 위해 폐장일 주식을 대거 매입한 ''윈도 드레싱'' 효과가 포함돼 있어 이를 감안하면 기관이 본격 주식 매입에 나섰다고 받아들이기는 무리다.

기관은 폐장일 무려 2천965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또한 기관의 순매수 행진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프로그램매매에 의해 진행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7거래일 상승동안 프로그램매매를 통해 기관의 순매수 규모에 다소 못미치는 3천530억원에 이르는 매수우위가 나타났다.

이와함께 연말연초 랠리동안 보여준 기관의 매수우위는 투신.은행.증권.연기금 등이 골고루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면서 비롯된 것으로 어느 기관도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간접투자 자금 투신권 유입 아직 없어 기관화 장세의 근간이 되는 투신권 체력은 장기증권저축의 꾸준한 판매와 연기금의 점진적인 주식투자 확대 등에 비춰볼때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호전은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투신사의 순수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는 지난달 24일 6조5천700억원에서 지난 3일 6조5천900억원으로 200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고 주식혼합형은 오히려 2천355억원이 빠져나갔다.

자산운용사 뮤추얼펀드도 같은 기간 순수주식형은 226억원, 주식혼합형은 10억원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주가상승세가 경기회복 기대감에 비롯된 것처럼 기관화장세 예상도 주가상승에 따른 시중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기대감에 바탕하고 있으나 실적호전 가시화도 부동자금 증시유입도 아직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서정호 대한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최근 투신권의 매수는 프로그램매수와 장기증권저축 자금의 유입 등 수급여건이 조금 호전됐고 지난 연말 편입비중을 낮췄던 중소형 투신사들이 새해들어 다시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현대.대한.한국.삼성 등 대형투신사들은 현재 주식편입비중을 80% 안팎으로 올려 추가적인 자금유입없이는 주식을 매수할 여력이 더이상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또 현재 국내외 연구기관과 채권시장에서는 대체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4∼5%로 전망, 완만한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있어 시중자금의 증시유입은 당분간 두고 볼 일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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