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는 2.4분기 이후 회복세를 띨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상반기중 예산의 상당규모를 조기집행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힌 상태다. 여기에 88올림픽 이후 최대 행사인 월드컵 특수도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경기실사지수(BSI) 등의 지표도 ''경기 바닥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회복으로 ''업황 개선->관련 업체 실적 호전->펀더멘털 개선->주가 상승''이라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업종별 시차나 업체별 편차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종별 싸이클과 그에따른 해당 업체 실적전망을 염두에 둔 시장대응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반도체 =반도체는 ''화창한 날씨''가 예상된다. 일단 연초 출발은 산뜻했다. 고정거래선에 대한 공급가격을 잇따라 인상하면서 실적 호전세가 예상됐다. 주가도 탄력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30만원대에 재진입하고 하이닉스반도체는 3천원대를 코앞에 뒀다. 반도체 업종은 IT(정보기술) 산업 경기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관심사다. 반도체 호황은 반도체 장비, 소프트웨어, 인터넷 등의 업황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낳는다. D램 가격은 빠른 속도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주 수요처인 PC(개인용 컴퓨터)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다.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지분맞교환이 성사될 경우 수급조절에 나서면 가격상승 탄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반도체 관련업종 =컴퓨터는 2분기부터 출하량이 증가세로 돌아서 3분기부터는 6%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들의 IT투자 여력은 하반기쯤 생겨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자부품도 2분기부터 본격 회복될 것으로 여겨진다. 핸드폰 부품이 2분기초 성장세로 전환되는 것을 시작으로 PC부품, 통신장비 부품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의 경우 성장세가 계속 둔화될 것이지만 브라운관의 경우 회복세가 예상된다. 내수 관련 업종 =전반적으로 ''활짝 갬''이 예상된다. 음식료 업종은 지난해 4분기에 바닥을 벗어났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정부의 내수 진작책과 세율 인하에 따른 가처분 소득 증가 등은 호재성 재료다. 맥주 위스키 생수 과즙음료 제과 등이 고성장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제지 업종도 전망이 밝다. 경기 회복으로 종이 소비량이 늘어 국제 펄프가격과 폐지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양대 선거로 인한 특수요인도 만만치 않다. 소매업종도 소비지출 증가로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지적된다. 실적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다만 주가는 상반기중 내수중심 업종이란 점에서 상반기에 상승탄력이 더 강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 업종 =은행은 ''맑음''이 예보되고 있다. 금융개혁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은행의 경우 증권 보험 등을 통한 겸업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겸업화를 통한 수수료 수입도 적지 않다. 다만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임을 감안해 관심대상은 우량 은행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보험업종은 고성장 단계를 거쳐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3월결산때 수정순이익은 큰 폭으로 흑자 전환된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통신 관련 업종 =이동통신단말기 위성방송수신기 업종은 저점을 이미 지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호조로 단말기는 30% 이상, 위성방송수신기는 20% 이상 증가할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네트워크장비는 통신사업자들이 설비투자를 줄임에 따라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통신서비스의 경우 이동전화시장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선통신은 외형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