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증시가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올해도 어김 없이 개장일 효과가 나타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급등,전고점을 가뿐하게 돌파했다. 코스닥지수도 지난해말 상승 여세를 몰아가면서 상큼한 출발을 이뤄냈다. 개장일 주가 강세 요인은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경기회복 전망,연초 1월효과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린데 따른 것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이는 '쌍끌이' 장세를 연출했다. 환율불안과 아르헨티나 사태 등 악재 요인은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 힘 실리는 1월 효과 =국내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1월 랠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말 발표된 11월 산업생산활동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또 미국에서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내구재 주문,신규 실업급여 신청자수 등 경기지표들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경기가 조기에 살아날 것이란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1월 효과(January Effect)' 역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 91년 이후 월평균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은 1월이 6.70%로 가장 높았다. IMF 경제위기 이후 급등락 상황을 배제하더라도 1월의 주가상승률은 높은 축에 속했다. 특히 연초 개장일 종합주가지수는 91년과 95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새해 첫날 주식시장은 시장 참여자들의 1월 한달,나아가 한 해 전체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함축적으로 투영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 호전되는 수급상황 =지난해 내내 주식을 내다팔며 수급을 악화시킨 기관이 강도높은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은 지난해말 이후 힘차게 내달리는 주식시장의 '고삐'를 움켜잡고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도 대거 사자 주문을 내 투자심리를 달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외국인에게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기관들이 향후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선취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도 엔.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낼 경우 재차 매수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지난해엔 외국인이 주식을 사고 기관은 내다파는 양상이 펼쳐졌다"며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이 주식을 사들여 수급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 환율 등 해외변수가 관건 =엔화약세가 야기하는 환율 불안은 여전히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엔.달러 환율은 급등한 뒤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환율이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낼 경우 외국인의 매매가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경제지표와 증시흐름,아르헨티나 사태 등 해외 변수들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재훈 동양증권 차장은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향후 2개월 정도 지표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전망 및 투자전략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위원은 "지난 연말 이후 단기에 급등한 것이 부담 요인"이라며 '하지만 전고점을 넘어섰기 때문에 주봉 차트상 800선까지도 상승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00년 8월께 지지와 저항을 반복했던 730선이 1차 저항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락할 경우 1차 지지선은 700선,20일선이 놓인 670선에서는 2차 지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박 차장은 "종합주가지수가 720선을 넘어서면서 지난 2000년에 나타난 700~850선으로 박스권이 한단계 상향 조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전 고점을 돌파한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도주가 나타나고 있어 새로운 상승사이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회복을 소비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백화점과 홈쇼핑 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시장의 전면에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경기민감주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