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하는 '대세 상승장'이 나타날지 여부다. 우선 종합주가지수 1,000선을 뚫을 수 있을지가 시금석이 된다.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국내 기관이 가세할 경우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게 증권계 안팎의 분석이다. 경기회복과 연관된 성장주와 가치주의 대결 구도 및 외국인의 매수 기조 유지 여부 등 새해 증시의 주요 이슈를 시리즈로 점검해본다. '성장주냐 가치주냐' 올해 주시시장의 화두 중 하나다. 성장주와 가치주의 주가 흐름은 경기 횝고을 주도할 업종이 증시에서도 주도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에는 경기가 내수 소비에 의해 지탱돼 완만하게 살아나다가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분석한다. 이럴 경우 상반기에는 내수 가치주가 주도권을 잡다가 하반기부터 '바통'을 성장주가 넘겨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에는 가치주=가치주의 모멘텀은 실적에 있다. 경기 침체기에도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게 최고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높은 기대감에 비해 경기 회복 신호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작년 상반기와 작년 말 가치주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가치주의 대표종목인 태평양과 신세계가 지난해 연일 사상최고가 경신 행진을 벌인 데 이어 아직까지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은 것만 봐도 가치주의 강세를 실감할 수 있다. 개장 첫날인 2일 거래소시장에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도 상반기 가치주 랠리를 예고케 한다. 올해 상반기를 '가치주의 무대'로 예상하는 것은 경기 회복의 중심축이 내수 소비에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내수 소비가 국내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가면서 가치주와 여타 종목군간 실적과 주가가 확연하게 차별화딜 것(동양증권 투자전략팀 박재훈 차장)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도매업(백화점)과 홈쇼핑, 통신, 금융업종이 증시를 주도하는 가운데 신용카드 미디어 엔터네인먼트 업종이 뒤따라 붙으면서 주도주 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엔 성장주=지난해 성장주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IT(정보기술) 경기 회복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반도체의 호황이 인터넷 등 다른 IT업종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첨단 기업 중 실적이 눈에 띄게 호전되는 움직임도 별로 없다. 수출 위주의 국내 성장주가 모멘텀을 찾으려면 미국 기업의 투자 지출과 소비가 늘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민간 소비 외에 투자지출이 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 수출도 생각만큼 호전되지 않는 추세다. 이에 따라 상당수 전문가들은 국내 겨이 회복이 완만한 'U'자형이나 'W'자형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본다. 이들은 IT경기가 올 4.4분기께나 본격적으로 깨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큰 주가의 선행성을 감안하더라도 경기 민감주인 성장주의 경우 올 3.4분기 이후가 매수 시기인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전략=최근 가치주와 성장주의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다.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던 주가도 일부 종목간에 동조화 경향이 나타나는 등 달라지고 있다. 가치주와 성장주 가릴 것 없이 우량주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정보부장은 "최근 국내 증시의 경우 경기 회복 속도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훨씬 빠르다"면서 "외국인에 의해 한국 증시가 재평가되면서 시장 전체의 레벨 업(level-up) 과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는 가치주를 주로 편입하되 성장주 중 유망종목도 함께 사들이는 전략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