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식시장은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와 저금리 기조 유지, 정부의 경기부양책, 월드컵 특수 등 각종 호재에 둘러싸여 있다. 최근 각 증권사에서 앞다퉈 내년에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에 근접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는 것도 이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의 한국 '편애' 현상이 지속되고 저가 대기 매수세력인 국내 기관과 개인이 매수에 동참하면 지수 1,000포인트가 그렇게 넘기 힘든 고지는 아니라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속도를 못따라가고 있는 경기 회복 속도와 기업 실적 개선 추이 등은 여전히 따져봐야 할 고민거리다. 경기회복이 관건 =미국의 경기가 올 4.4분기나 내년 1.4분기초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국의 경기후퇴 국면이 통상 2~3분기 동안 이어졌던 과거의 사례를 감안하면 전미경제조사국(NBER)이 발표한 대로 지난 3월 시작된 경기침체가 내년 1분기께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지표를 보더라도 10월 소비자신뢰지수와 실업률 등은 악화됐지만 10월 경기선행지수와 내구재 신규주문, 11월 NAPM(전미구매관리자협회) 지수 등이 상승해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국내 반도체 재고증가율도 지난 5월 1백27.3%를 고비로 10월에는 16.9%로 하락했고 최근 반도체 가격도 오름세다. 다만 지표상의 호전과 실물경기간의 괴리가 남아 있어 실질적인 경기회복 속도가 느리고 질도 개선되기 힘들다는 분석이 있다. 내년에 미국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더라도 국내 수출을 회복시킬 만큼 강하지는 못할 것(동양증권 박재훈 투자전략팀 차장)이라는 지적이다. 유망종목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우량 IT(정보기술)와 금융주, 내수 우량주 등을 투자유망종목으로 꼽는다. 우선 반도체 가격이 바닥에서 탈출,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업황 및 실적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수에 기반을 두고 경기침체에도 불구,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는 SK텔레콤 등 통신주도 눈여겨볼 관심종목이다. 국민은행을 비롯한 우량 금융주는 자산매각과 통합 등 구조조정 덕분에 자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돼 올해부터 실적이 좋아졌다. 부실자산 감소와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주가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기민감주인 철강 및 화학업종도 경기회복 징후가 나타날 경우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시장지배력이 높고 실적호전세가 지속되는 태평양 신세계 롯데제과 농심 현대백화점 등 내수 우량주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게 공통된 견해다. 이와 함께 정부의 내수 부양책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큰 건설주와 월드컵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주 등도 상승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