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가 이틀째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일본 도시바 공장 인수계획을 발표,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의 제휴협상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투자심리가 동요를 보인 탓이다. 19일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일부 종목을 제외한 반도체주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3천5백원(1.34%) 오른 26만4천원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하이닉스반도체는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한 데 따른 반등으로 한때 2천1백95원까지 올랐으나 개인이 팔자에 나서면서 1천8백60원까지 급락,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다. 종가는 2.64% 내린 2천25원에 마감됐다. KEC 신성이엔지 미래산업 등을 제외한 아남반도체 광전자 디아이 케이씨텍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0.57% 상승한데다 급락에 따른 반등으로 장초반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지만 불안해진 투자심리를 되돌리진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도시바 공장 인수와 관련,마이크론과 하이닉스의 협상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마이크론의 현금보유 능력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향후 제휴 내용이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 구조조정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든지 시장지배력이 큰 삼성전자는 공급과잉 해소와 반도체가격 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부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마이크론이 어느 업체와 제휴하든 업계 구조조정의 수혜를 입게 된다"며 "그러나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의 협상과정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나타나게 돼 투자를 꺼리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부장은 "협상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는 하이닉스의 경우 불확실성이 나타날 때마다 주가가 일희일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협상내용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기 전까지는 주가가 크게 오르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동제 현대증권 반도체팀장은 "이번 협상은 D램 산업 전체로 보면 구조조정이 가속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는 공급업체들간의 구조조정으로 시장지배력이 향상돼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마이크론의 도시바 공장 인수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전략적 제휴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부담스럽지만 업황 개선 기대감이 있어 '중립'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