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에 크게 밀리며 사흘째 하락, 20여일 만에 70선을 내주며 마감했다. 미국시장이 이틀째 상승했으나 생명공학업체의 합병 등 단기 재료에 국한한 오름세로 해석되면서 투자심리를 이끄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상승출발한 뒤 장 후반 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합병결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 외국인 매수세가 잠잠하고 지지선으로 기대됐던 70선이 깨져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12월들어 70선 첫 붕괴, 기술주 조정 = 18일 코스닥지수는 69.35에 마감, 전날보다 2.16포인트, 3.02% 하락했다. 장 초반 뉴욕증시 상승 영향으로 72.53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50지수선물 3월물은 0.60포인트, 0.63% 오른 95.50을 기록했다. 손범규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최근 지수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내수 위주의 경기회복 전망으로 기술주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고 낙폭이 커질 때 업종대표주에 대한 저가 매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4억1,606만주와 1조5,7039억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늘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째 동반 매도우위에 나서 각각 14억원과 11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저가매수에 나서며 186억원의 순매수로 지수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금융, 기타제조, 방송서비스 등의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하락종목수가 560개에 달했다. 국민카드, 엔씨소프트, LG홈쇼핑, CJ39쇼핑 등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20개 대부분이 내렸다.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 통신주는 3% 이상 급락했다. 장 초반 시장을 이끌던 주성엔지니어, 유니셈, 유일반도체, 아토 등 반도체관련주가 하이닉스 악재로 급락했고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컴퓨터주도 추락했다. 텔슨정보통신이 9% 이상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단말기주도 하락했고 케이디씨, 네오웨이브, 웰링크 등이 8% 이상 내리는 등 네트워크주도 급락했다. LCD, 발신자, 스마트카드, 전자파 등 대부분의 테마주도 하락에 합류했다. 최근 텐더사업 호조 등으로 급등세를 기록중인 골드뱅크를 제외하곤 인터넷주가 조정을 벗어나지 못하며 사흘째 내림세를 이었다. 인터파크가 하한가를 기록했고 다음이 8% 이상 하락했다. 시큐어소프트, 장미디어, 퓨쳐시스템 등이 8% 이상 급락하는 등 전자보안주도 인터넷주와 흐름을 같이했다. 한신코퍼, 에스엠 등 일부 엔터테인먼트주가 소폭 올랐고 월드컵상품사업 사업대행자로 잠정 결정된 대영에이브이는 초반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보합으로 마감했다. 나스닥과 동조하며 오름세로 출발한 벤트리, 마크로젠, 바이오시스 등이 3% 이상 하락하는 등 바이오관련주도 약세로 전환했고 국순당 등 식음료주도 하락 전환했다. 대만 및 일본에 지진소식이 전해지면서 내진전문 업체 유니슨산업이 5% 이상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날 거래를 시작한 동서정보기술, 자티전자, 에코솔루션, 성우테크론 등이 100% 상승에 성공했다. ◆ 추가 조정 가능성, 반등시 현금화 전략 = 증시 관계자들은 연말까지 재료로 부각될 만한 것이 없는 데다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여력이 한계에 달해 추가적인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반등시 현금화에 주력하고 일단 바닥을 확인하고 재매수 시점을 타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홍순표 신흥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나 개인의 공격적인 매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수급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라며 "내일 새벽에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경계감이 크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68선이 붕괴된다면 65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조정 전망이 강해 기술적 반등 시점에서 현금비중을 늘리고 바닥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악재가 나왔다기보다는 기간조정만 받고 가격조정을 거치지 않은데 따른 매물출회로 보인다"며 "45선에서 75선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약 30~40%의 가격조정을 예측하면 약 65선까지는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적 펀드맨털 우량 종목은 보유하되 최근 고점에서 매수한 물량은 일단 현금화하고 다시 저점에서 재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조정이라고 급하게 매수에 들어가지 말고 한 템포 늦춰서 저가 매수 기화를 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실기자 k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