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엔 주간 단위로는 11주 만에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한 주간 지수가 5.58% 떨어졌다. 단기 급등을 주도했던 세력이 숨을 돌리는 사이 시장도 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다. 미국 시장도 다우 1만,나스닥 2천이라는 상징적 고지에서 미끄러졌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지만 지나치게 주가에 선(先)반영됐다는 신중론도 세(勢)를 얻고 있다. 이번 주 역시 20일 이동평균(656)의 지지여부를 확인하면서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가 새로운 악재로 부상하고 있고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영향력이 큰 미국 주요기업의 실적 전망도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개별 재료를 보유한 종목 위주로 순환매 양상이 전개되면서 내수관련주와 우선주 등 배당유망주에 매기가 옮겨 붙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엔저(低) 복병의 출현=지난 주말 엔·달러 환율이 1백27엔대로 급등했다. 지난 98년 10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원·엔 환율도 1백엔당 1천9원 수준까지 급락,수출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경제,좁게는 주가의 회복이 궁극적으로 수출 회복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한 셈이다. 엔화가치 하락은 결국 원·달러 환율 상승을 유발,외국인은 환차손에 노출된다. 주가가 단기 급등 후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환차손 위험이 새롭게 부각되면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엔저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경제가 단순히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탈피했기 때문에 엔화가치가 추가로 10% 이상 떨어지더라도 충분히 소화해낼 능력이 있다(메릴린치)"는 지적이다. ◇주목되는 기업실적 전망=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했다. 11월 실질소득이 0.8%나 증가했고 같은 달 산업생산 감소도 0.3%에 그쳐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 주 미국시장은 이같은 경제지표나 11번째 금리 인하보다는 루슨트테크놀로지 등 일부 기업의 실적 악화 경고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주에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GE 등의 실적예고가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기술주의 소강국면이 예상된다. 심화된 백워데이션(선물 저평가) 상태에서 6천29억원 정도인 매수차익거래 잔고도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수급압박 요인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엔저라는 변수까지 등장한 이상 수출 위주의 대형주보다는 내수 관련 우량주들의 상대적인 강세가 점쳐진다. 이와 함께 증시 폐장까지 9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선주 등 고배당 예상주로의 매기 이동도 전망되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