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가 닷새간의 상승세를 접고 하락 반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한 데다 주가가 조정을 보이자 발행물량 부담을 이겨내며 채권 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미국의 11월 실업률 악화를 계기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는 상황이어서 뚜렷한 지표가 없다면 당분간 주가에 연동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금리 6일만에 하락 반전, 6%대는 유지 = 1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6.13%로 전날보다 0.07%포인트 하락하며 마감했다. 5년 만기는 6.85%로 0.01%포인트 내렸다. 회사채 수익률도 내림세를 보였다.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0.07%포인트 빠진 7.35%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8%포인트 내린 7.12%로 마쳤다. 국채 선물은 저평가 폭을 의식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2월물은 104.24로 전날보다 0.15포인트 올랐고, 3월물은 103.10으로 0.2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오후에 실시한 통안채 63일물 입찰은 1조5,000억원이 모두 4.70%에 낙찰됐다. 오전에 실시한 통안채 6개월물 5,000억원 입찰에서는 1,550억원이 5.04%에 낙찰됐다. 이날 시장은 미국의 올들어 11번째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에서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10,000선과 2,000선이 붕괴되자 하락세로 가닥을 잡았다. 또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외국인 순매도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약세를 보이자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었다. 장중 한국은행의 통화안정증권 발행과 앞으로 있을 예금보험기금채권 발행 등으로 물량 공급을 의식한 매도로 5년물 국고채 금리가 상승 반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채권시장은 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주식시장이 장중 조정세를 보인 것도 국채 금리 하락에 한 몫 했다. 장 막판 종합지수는 반등했지만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6.1∼6.2% 정도의 금리는 종합주가지수 700선을 선반영한 수준이라는 인식으로 금리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 채권과 주가 연동성 강화이어질 듯 =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10월 이래 경기회복 기대감이 생겨나면서 금리가 주가에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투자신탁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테러 사태 이후 경기 회복 전망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지표가 의외로 좋게 나옴에 따라 경기 반등 기대감이 커지며 증시도 급등한 것 처럼 채권시장에도 경기 반등 기대가 확산되면서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뚜렷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 주가와 채권이 연동하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투자신탁증권의 최재호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채권 투자심리가 위축돼 금리가 상승했다"면서도 "그러나 사실상 확실한 지표는 나오지 않는 이상 금리가 주가에 기대려는 경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금리인하 영향력 제한 = 한편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1일 화요일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단기 콜금리 성격의 연방기금금리(FFR)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인하를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도 10월 도매재고동향을 발표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달보다 0.3%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