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5% 이상 급락하며 670선이 붕괴됐다.

미국의 11월 실업률 악화를 계기로 단기 급등 부담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다소 희석되면서 차익매물이 출회됐다.

특히 국내 시장을 주도한 외국인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 등에 따라 순매도로 전환하고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급증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합세되는 등 수급악화가 급락을 불러왔다.

게다가 종합지수의 장중 고점과 저점간 하루 변동폭이 38포인트나 되며 놀라움을 줬다. 장초반부터 밀리기 시작한 것이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확대하고 힘도 못쓰고 쭉 밀리며 장대 음봉을 만들었다. 종합지수 5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된 것이 투자심리를 무겁게 한다.

이에 따라 이번주 외국인 매매동향이 다시 주목되는 동시에 12월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변동성의 증폭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우증권의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이 빠진 상태에서는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줄 세력이 없다는 게 변동성 증폭이 시장충격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번주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매물화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저점을 확인할 때까지 리스크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종합지수 5% 급락, 외국인 매도에 민감 =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35.73포인트, 5.07% 급락한 668.77로 670선이 붕괴되면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초 702.01이었으며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확대되며 665.74로 저점이 낮아졌다.

코스피선물 12월물은 83.40으로 5.80포인트, 6.50% 급락했다. 장중 88.70을 고점으로 외국인이 순매도하고 은행 매도에 개인 순매수가 장후반 감소하며 83.05로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596억원을 순매도하고 선물시장에서는 5,556계약을 순매도하며 지수급락을 주도했다.

현선물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시장베이시스는 오전장에서는 0.5 이상의 콘탱고를 보이다 오후들어 콘탱고 위주로 간헐적인 백워데이션을 보이다가 장막판 지수급락으로 종가로는 마이너스 0.01의 백워데이션으로 마쳤다.

프로그램 매매는 장막판 매물이 출회되며 매도우위로 마쳤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1,063억원, 비차익 1,807억원을 합해 모두 2,870억원이 나왔고 매수는 차익 1,040억원, 비차익 1,260억원으로 2,300억원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8%, 포항제철이 거의 10%, 현대차도 7% 가량 급락하며 지수급락을 선도했으며 오후장에 들어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하면서 SK텔레콤이 7%, 한국통신 5%, 한국전력 4% 등 여타대형주도 급락세에 합류했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와 의료정밀업종을 제외하고 전기전자, 철강금속, 통신, 증권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으며, 시간이 갈수록 하락종목이 증가했다. 하락종목은 570개로 상승종목 225개보다 두배 반 가량이 많았다.

◆ 지수 급변동, 외인 매도 지속성 주목 = 시장에서는 이날 변동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지수가 힘없이 밀린 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주 700선까지 치고 가면서 단기적으로 680선 수준은 유지될 것으로 봤던 것이 시각이 무너짐에 따라 시장분위기가 급변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마무리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이틀간 2,000억원을 조금 넘은 데 불과하다. 12월 선물옵션 만기를 앞두고 청산가능 규모인 매수차익잔고가 여전히 1조원 이상이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기회를 주고 있다는 시각이 있기도 하지만 조정폭은 좀더 커지고 조정과정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뒤섞이고 있다. 냉정을 주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외국인 순매도가 더 지속될 것이냐는 아직 확언하기 어렵다. 현재의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는 바로 시장충격으로 비화한다는 것이 재확인,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제한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다소 오버슈팅했고 외국인 현선물 매도가 동반됐다"며 "당분간 지수 700선이 저항선이 되겠지만 외국인 현물 매도가 지속될 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미국시장 다시보기, 금리인하의 논리 = 따라서 미국 시장을 다시 봐야할 필요가 있다. 지수상으로 나스닥 2,000선과 다우 10,000선이 지지될 것이냐가 관건이다.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 먼저 지난주 11월 실업률 발표 이후 제기되고 있는 금리인하와 그 반응이 첫 번째다.

또 인텔과 시스코의 4/4분기 전망에 대한 긍정적 언급 이후 반도체 단기급등이 마무리되는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 통신, 철강까지 포함한 주요 업종별 사이클에서 일시적인 것 말고 추세적 전환의 기운을 보느냐가가 두 번째 문제다.

조흥투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지난 금요일 실업률 악화 속에서 인텔 등까지 낙폭이 확대되는 등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라면서 "외국인 매도에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가세돼 청산 이후 새로운 논리형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11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결정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 연방기금금리(FFR)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기대는 무르익은 상태. 지난주 로이터통신 등의 설문조사에서는 0.25%포인트 이후 내년 초 다시 한번의 금리인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더욱이 오랫만에 시장에 모습을 보이는 앨런 그린스팬 FRB 의장의 경기나 주가에 대한 발언이 중요하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달러/엔 환율이 125대를 넘어선 지금, 주식시장 일변도의 발언을 기대할 수 없으나 금융시장의 역학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12월 선물옵션 만기, 매수차익잔고 부담 여전 = 더욱이 12월 선물옵션 만기일이 아직 사흘 남았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가 우위를 보였으나 아직 매수차익잔고는 1조원이 넘는 상태다.

이날 시장베이시스가 콘탱고를 내주고 백워데이션으로 전환하면서 마감, 내일 오전 중 매도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또 외국인이 주초 매도를 한 뒤 주중 이후 청산물량을 받아줄 것이냐, 얼마가 롤오버되느냐도 관건이다.

게다가 외국인이 받아준다고 해도 지수관련주의 비중확대를 얼마나 끌고 갈 수 있느냐, 롤오버가 크게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내년초 시장을 염두에 둘 경우 물량 부담이 해소될 수 있느냐도 문제다.

시장에서는 현재 잔고규모나 3월물, 12월물과 3월물간 스프레드, 배당지수 등을 감안할 때 절반 이상은 청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외국인의 만기정산이익 최대화 욕구도 크다는 지적이 더해진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종합지수는 단기적으로 박스권 고점까지 올랐고 반도체 등 업종별 사이클을 재평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매수차익잔고 부담도 떨쳐내야 하기 때문에 단계적 조정을 거치고 간다는 합리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