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철저히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 한국에선 주가가 기업의 실적발표에 따라 움직이는 반면 미국은 우선 해당기업과 증권업계의 실적 전망치에 따라 주가가 등락한 뒤 다시 전망치와 실제 실적의 차이에 의해 2차 반등하는 등 2단계로 움직인다. 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은 "지난 90년대 말에는 미국에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거품이 많이 있었지만 거품이 붕괴된 뒤에는 실적이 주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특히 S&P500지수에 속하는 우량기업의 경우 실적과 주가의 상관관계는 아주 밀접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S&P500 기업의 12개월 EPS(주당순이익) 전망치가 63.37달러였을때 1441.46을 기록했던 S&P500지수는 올해초 EPS가 62.08달러로 내려가자 1298.35로 떨어졌다. 최근 EPS가 53.48달러로 낮아지면서 지수 역시 1168.50으로 동반 하락한 상태다. 실적과 주가의 상관관계는 기술주들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지난해 3.4분기 EPS가 1.12달러였을때 주가는 65.31달러였다. 지난 3.4분기 EPS가 1.18달러로 올라갔는데도 오히려 30.06달러로 폭락했던 주가는 4분기 실적이 점차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11월 이후 30% 이상 상승해 '실적'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인텔측은 지난 6일 4분기 매출이 당초 예상치(62억~68억달러)를 웃도는 67억~6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발표, 당분간 주가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