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규 사장 ] 한국가스공사는 원재료비 비중이 매출원가의 80%에 달한다. 그런 만큼 유가와 환율은 영업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실적이 고유가로 저조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올해는 유가 하락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호전됐다. 특히 전력용 천연가스 판매량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해 이익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5조1천4백97억원,영업이익은 4천3백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27.8%와 31.1%씩 증가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의 경우 50% 가량이나 불어난 2천5백68억원과 1천7백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 3분기까지 발전용 가스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36%나 늘어난데다 10%에 육박했던 판매관리비 증가율이 올해는 7%로 낮아짐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 한해로 따지면 매출액이 7조7천억원,영업이익이 5천7백90억원,경상이익이 2천8백90억원,당기순이익은 2천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천연가스 판매마진이 8% 가량 하향 조정된 점이 향후 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1일 가스공사가 공급하는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1.6% 인하하고 도시가스 소비자요금도 평균 1.5% 내리기로 결정함에 따라 마진이 축소될 상황에 놓인 것. 특히 이번 요금 인하는 3개월마다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을 반영하는 정례적인 조정이 아니어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금 인하는 올해 실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내년에는 매출이나 이익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수요 증가율이 10%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증가가 기대돼 판매마진 축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준의 이익은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지헌석 애널리스트도 "내년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면 산업용과 전력용 천연가스 소비가 올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온이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이상고온으로 저조했던 난방용 소비도 내년에는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관계자는 또 "올해말부터 오만 카타르 등 해외에 투자한 가스전에서 해마다 4천만달러가 넘는 대규모 배당금이 유입될 예정"이라며 "이는 경상이익 증가에 큰 몫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추진중인 베트남 프로젝트에도 가담할 계획을 밝히는 등 해외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주가는 최근 한달간 4% 정도 올랐지만 종합주가지수가 20% 이상 상승한 것에 비하면 오름폭이 뒤쳐진다. 전문가들은 업종의 성격상 가스공사는 경기방어주로 인식되기 때문에 경기회복기에는 종합주가지수 대비 초과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가스공사 민영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국증권의 김영훈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기업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있기 때문에 절대주가의 꾸준한 상승은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간 배당수익률이 6%에 달해 배당투자 메리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