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뇌명 사장 ]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한지붕 두가족"을 이루면서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현대차와 R&D(연구개발) 부문을 통합시킨 데 이어 플랫폼도 점진적인 통합과정을 밟고 있어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이런 시너지 효과는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 일례로 자체 개발했을 때 약5천억원의 개발비가 필요했을 "옵티마"를 현대차와의 플랫폼 통합을 통해 1천5백억원만 들여 이전 자신의 동급 모델보다 훨씬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냈다. 현대차와의 원자재 공동 구매 등으로 원가절감의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이 5천억원을 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작년 10조8천60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12조1천9백억원으로 12.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3.4분기까지의 실적을 감안할 때 순이익은 작년 3천3백7억원에서 5천1백75억원으로 56.5% 증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기아차의 실적 호전은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닌 RV(다목적차량)의 선전에 있다. LPG가격 인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출에서 호조를 보이며 견조하게 성장했다. 지난 11월에는 완성차 4만5천3백78대와 조립생산(KD) 1만6천2백80대를 합쳐 모두 6만1천6백58대를 수출해 월간기준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의 9.11 테러사태 여파로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보기좋게 빗나가게 했다. 수출 비중은 70%에 육박할 정도다. 내년에는 SUV(스포츠용차량)인 쏘렌토의 미국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현대차가 약진한 것이 싼타페를 통해 미국에서 SUV 시장을 개척했던 것이었기에 기대를 걸 만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증권 김학주 연구원은 "쏘렌토 이외에도 카렌스디젤(1.4분기) 고급승용차(개발명 GH,4.4분기) 출시에 힘입어 주당순이익이 올해보다 50.1% 증가한 1천3백36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거래하던 부품회사의 도산으로 대손상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환율이 하향 안정되면 충분히 예상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 측면에서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기아차는 상반기에 자사주 6천만주를 소각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8월부터 매입해 온 자사주 2천만주를 추가로 소각했다. 총 소각물량은 작년말 발행주식의 17.8%로 유통물량의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우리사주 물량 약2천7백20만주가 출회될 가능성과 현대차가 발행한 EB(교환사채,13.09%)물량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EB의 전환가격이 1만1천8백원이기 때문에 현 주가 수준에서 15~20% 상승하기엔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11월30일 변경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는 기아차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은 "신규 편입된 기아차의 비중은 12.4%로 높은 편"이라며 "외국인이 보유비중을 추가로 확대할 여력이 충분해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