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업체들이 상승장을 등에 업고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무관심으로 대량 실권사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이 거래소 시장에 비해 상승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데다 유상증자 참여는 주식을 매매하기까지 한달 가까이나 걸려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트' 장세에서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잇따른 증자실패=현대멀티캡은 대출금 상환을 목적으로 지난달 29일과 30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40만주(25억여원)규모의 우선주 일반 공모를 실시했다. 그러나 청약이 15만1천주밖에 안돼 공모예정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에 따라 현대멀티캡은 실권주 가운데 15만9천3백86주를 조영숙씨외 3명에게 3자배정 방식으로 배정했지만 나머지 9만3백14주(6억여원)에 대해서는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미납처리했다. 주간사를 맡은 현대증권 기업금융부 관계자는 "발행가가 기존 발행된 2호 우선주보다 20% 할인된데다 배당률도 50%에 달할 정도로 괜찮은 상품인데도 투자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코스닥에 직등록한 에스피컴텍은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달 구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백만주의 공모예정 규모중 단수주를 포함해 36% 가량의 실권이 발생한 것. 이밖에 LG텔레콤 한국창투 뉴런네트 경우미르피아 등도 30% 이상의 실권율을 기록해 대주주 등을 대상으로 나머지 물량을 떠넘기거나 아예 발행을 포기했다. ◇소외된 코스닥 발행시장=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거래소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어 코스닥 발행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코스닥에 새로 상장되는 공모주 청약에 비해 투자수익률 면에서 부침이 심한 유상증자 및 실권주 청약은 더욱 썰렁하다. 한화증권의 류태경 과장은 "당장 할인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요즘같은 '롤러코스트'장세에서 직접 주식을 거래하기까지 통상 20∼30일이 걸리는 청약에 투자할 만한 유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와 같이 상승장에 덩달아 올라타는 투자보다는 개별기업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가진 투자자들로 좁혀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