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안양 삼막사(三幕寺)의 종소리를 듣고 "雲藏古寺難藏聲(구름이 옛절을 감추었으나 종소리는 감추기 어렵다)"고 읊었다. 이에 수행하던 신하가 "雨濕江村不濕煙(빗줄기가 강마을을 젖게 하였으나 연기조차 젖게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증시에서도 좋은 주식의 본질가치는 언젠가 빛을 내게 마련이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불꽃을 피웠다. 그 불꽃이 신호가 돼 시장 전체가 잔뜩 달아올랐다. 한 증권맨은 "경기가 곧 깨어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삼성전자의 수직 상승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한다. 불꽃이 화려하면 곧 잦아들지 않겠는가 하는 의구심도 덩달아 커진다. 그러나 세상 일이 바뀔 때는 크나큰 용틀임이 나타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