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단순한 브라운관 업체에서 핸드폰용 STN-LCD와 2차 전지를 포괄하는 종합 디스플레이 장치 업체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CRT(음극선관)의 마진이 축소되면서 올해는 전년에 비해 매출과 순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0월부터 흑자전환한 2차 전지사업과 STN-LCD부문이 '효자' 역할을 하고 있어 내년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 3·4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21.5% 증가한 1조7백41억원을 기록한 것도 STN-LCD의 매출 및 단가 상승에 힘입은 바 크다. STN-LCD 부문은 3·4분기 전체 매출액의 29.9%와 경상이익의 16.0%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했다. 회사의 캐시카우인 CRT 수요가 깨어나지 않는 게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 부문에서의 시장점유율이 작년 24.0%에서 올해 28.4%로 높아졌고 대형·평면CRT 매출 비중이 지난 1·4분기 14.8%에서 4·4분기엔 29.3%로 증가할 정도로 고부가가치화에도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삼성SDI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1천9백억원을 투자한 2차 전지사업과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유기EL 부문에 있다. 2차 전지사업은 이미 수율을 90%까지 향상시켰고 내년에는 경상흑자로의 전환이 유력시되고 있다. 내년 2차 전지 매출은 3천억원대로 세전이익률이 15%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PDP사업 또한 당초 기대만큼은 수요가 확산되고 있진 않지만 내년 하반기 이후 매출이 급증하게 되면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것(대투증권 이영주 연구원)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초로 15.1인치급 독자개발에 성공한 유기EL도 2003년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매년 중간배당을 실시할 정도로 주주를 우선시하는 경영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투증권 이 연구원은 "여기에 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살아있어 7만원대의 주가 회복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