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방향 설정을 뒤로 미뤘다. 투자심리는 하이닉스 합병 기대감을 따라 급속히 개선됐고 경기 회복 조짐도 나타났지만 수급이 제한된 탓에 추세 연장에는 실패했다. 증시는 그러나 중동위기고조, 뉴욕증시 급락 등 해외에서 날아든 악재를 감안하면 선방했다.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주가는 단기적으로 이번 랠리의 고점인 680선과 지지선 구축에 성공한 630선 사이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이같은 동선은 다음주 1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올들어 열한번째 금리인하 여부를 거쳐 13일 선물옵션동시만기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중 변동성 확대를 감안, 박스권에 충실히 대응하면서 틈새시장 개척에 주력할 시점이다. 지수관련주 보다는 대중주를 중심으로 한 빠른 순환매에 대비하거나 실적주나 배당주에 관심을 둘 것을 권한다. ◆ 관망세, 물밑 공방 = 4일 주가는 최근 장중 급등락을 거듭하던 모습과 달리 종일 보합권에서 흘렀다. 지수움직임은 관망세가 팽배한 듯 보였지만 향후 방향에 대한 엇갈린 전망을 드러내듯 치열한 매매 공방이 전개되며 거래량과 거대대금이 크게 늘었다. '하이닉스 효과'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등 경제지표가 호전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해외 악재와 제한적인 수급이 추가 상승의 덜미를 잡았다. 적극적인 '사자' 세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외국인은 전체 매매 규모를 4,000억원 아래로 줄이며 뉴욕증시 동향을 확인할 뜻을 내비쳤다.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소폭 순매수를 유지한 반면 지수선물 포지션을 대폭 정리했다. 기관은 환매 요구 등에 시달리며 매물을 내놓기에 바빴다. 개인을 중심으로 상승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순매수 규모가 전날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매수주체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시장관심이 유동성에서 펀더멘털로 이동하고 있다. 수급도 자금 흐름보다는 경기지표에 따라 움직일 공산이 크다. 개선된 투자심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어우러질 지 관심이다. 화요일 시스코 시스템즈의 컨퍼런스 콜과 주중반 잇따라 나오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11월 서비스업지수, 3/4분기 생산성,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목요일 예정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 여부도 관심이다. ◆ 종목별 대응 충실 = 지수가 급등 후 짧은 가격조정을 거쳐 기간조정을 맞고 있다. 숨고르기를 마치고 추가 상승을 시도할 지, 에너지를 발산하며 랠리를 마무리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도주와 후속주자 상승에 이어 틈새시장이 형성되고 이어 주목된다.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잔고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국민연금 등 펀드 환매 물량도 만만치 않아 대형주에의 접근은 위험이 크다. 하이닉스가 개인 매수세를 이끌어내면서 촉발된 개별종목 강세 분위기는 장중 변동성 확대 전망과 더불어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나타난 지난 두 차례 랠리처럼 개인 매수세와 개별종목장세로 마무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한편 연말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매에서 자유로운 배당관련주나 실적관련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라는 지적이 많다.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의 경우 조정 장세에서 순환매의 대상이 되고 재상승시에는 선도주로 부각될 수 있는 잇점에서 관심 대상이다. 단, 장중 순환을 마칠 정도로 빠른 매기 이동에 익숙치 않은 투자자라면 순환장세에서 길목지키기로 수익률 내기가 수월치 않음을 유념해야 한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