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SK글로벌이 페이퍼컴퍼니인 시그넘9에 예탁 중인 SK텔레콤 주식 14.5%를 교환사채(EB)나 주식예탁증서(DR) 발행 등을 통해 처분할 경우 상당한 정도의 기업가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SK와 SK글로벌에 대해 순매수를 지속하는 반면 SK텔레콤에 대해선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는 전날보다 0.65% 상승한 1만5천3백50원에 마감됐다. 반면 SK텔레콤은 외국인의 매물을 얻어 맞으며 전날보다 2.27% 하락한 25만8천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이 26만원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 11월7일(24만9천5백원) 이후 거의 한달 만이다. 이처럼 SK와 SK텔레콤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SK와 SK글로벌이 시그넘9에 예치하고 있는 SK텔레콤 지분 14.5%를 EB나 DR를 통해 처분할 경우 SK와 SK글로벌은 상당한 현금 유입 효과가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물량부담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투신증권은 SK의 경우 시그넘9에 넘긴 SK텔레콤 주식 7.21%(6백42만4천주)를 EB 등을 통해 처리한 뒤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경우 세전이익이 4백43억∼7백75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SK글로벌도 시그넘9에 맡긴 SK텔레콤 지분 7.29%(6백50만3천주)를 처분할 경우 세후순이익이 3백억∼8백68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대투증권은 SK텔레콤의 경우 물량부담 영향으로 수급 악화가 예상되지만 이미 주가에는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