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의 '연말 활황'은 올해도 가능할 것인가. 나스닥은 지난 3년간 4분기(10∼12월)마다 30% 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주엔 인텔 시스코시스템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의 상승에 힘입어 1.4% 오른 1,930.57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22% 하락.하지만 지난 9월21일 바닥에서부터 따지면 무려 35% 올랐다. 이 정도만 유지해도 '4분기 30%이상 상승'기록을 '연속 4년'으로 늘릴 가능성도 크다. 분석가들은 기록경신 가능성을 반반으로 본다. 낙관론자들은 빠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근거로 든다. 3분기 GDP성장이 잠정치(-0.4%)보다 나쁜 '마이너스 1.1%'로 나왔지만 바로 이때문에 경기회복의 기폭제가 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압도적으로 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내년 1월 0.25%포인트 추가인하 하는 등 연방기준금리를 현재 연 2.0%에서 1.5%로 내릴 것이란 예상이 주류를 이룬다. 지난주 최대 에너지중개업체인 엔론의 파산이나 고용상황악화 소비자신뢰지수하락 등 각종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 이런 분위기를 말해준다. 하지만 비관론자는 기술주가 너무 고평가됐다는 점을 든다. S&P500종목중 기술주부문의 주가수익비율은 현재 68배(올해 수익기준),45배(내년수익기준)수준.메릴린치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스티브 갈브레이스는 "이는 놀랍게도 기술주의 거품이 한창인 90년대말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연말상승이 지속되려면 지금까지처럼 '덜 나쁜 뉴스'가 아니라 '좋은 뉴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28일 반도체 장비메이커인 노벨루스시스템스의 발표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이 회사는 4분기 주문이 예상보다 나쁠 것이라는 발표로 이날 하루에만 8.3% 하락하면서 선두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의 주가를 4.2% 끌어내리는 등 반도체주의 동반하락을 몰고왔다. 이번주 4일 예정된 시스코시스템스와 애널리스트들과의 대화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에 그래서 월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