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들의 A&D(기업인수후개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A&D신드롬을 몰고온 바른손과 리타워테크놀러지 등이 대주주의 지분포기 및 주가조작 등으로 성과가 신통치 않자 한동안 잠잠했던 A&D가 최근 증시 활황을 틈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중견 등록기업들의 경우 기존 주력사업이 한계를 드러내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이 요구되고 있고 기술력 있는 비상장·비등록업체는 코스닥 등록을 위해 매출액 등 외형조건을 갖춰야 하는 필요성이 서로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식 공모절차를 밟으려면 공모가 결정과정에서 투신 등 기관들의 '가격후려치기'로 불이익을 받기 십상이어서 이를 피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하지만 M&A전문가들은 이같은 A&D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주가조작 등을 통한 머니게임으로 전락되는 사례가 대부분인 데다 실제로 추진된 A&D도 실패로 귀착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들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도화되는 A&D전략=최근 이뤄지는 A&D는 대주주가 장외업체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에만 코닉스 알파텔레콤 재스컴 등 3개사에서 이같은 거래가 이뤄졌다. 산업용 계측기 제조업체인 코닉스의 대주주인 이문희 사장 등은 보유지분(39.33%)의 33.69%를 장외업체인 알파텔레콤에 넘겼고 M플러스텍의 최대주주인 오봉환씨는 아이모바일컨설팅에 6.75%의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재스컴도 최대주주의 지분 절반 이상과 경영권을 그로웰산업에 넘겼다. 장외업체로부터 주력사업 뿐만 아니라 사명마저 넘겨받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아이앤티텔레콤은 세넥스테크놀러지를 1 대 1.0327의 비율로 흡수합병해 대주주 자리를 세넥스의 남궁중 사장에게 넘기고 회사이름도 세넥스테크놀러지로 아예 바꿨다. 인텔리테크도 주식맞교환을 통해 넷시큐어테크놀러지의 경영권을 인수한 후 사실상의 주력사업을 보안소프트웨어로 변경했다. 무늬만 A&D라는 평가를 듣는 경우도 있다. 아이텍스필은 지난 7월 SI업체인 크라이언소프트를 흡수합병한후 2개월만에 분사하는 형식으로 등록을 추진해 눈총을 받고 있다. ◇성공률 낮은 도박=현대증권 M&A팀의 양홍규 차장은 "증시상황이 개선되면서 인수할만한 코스닥 기업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이 M&A부띠끄 등으로부터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웬만해선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너지 효과를 감안한 A&D보다는 우회등록이라든지 주가띄우기 등의 머니게임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양 차장의 설명이다. 그는 "실제로 어설프게 등록기업을 인수했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리아인터넷정보통신의 김용환 사장은 지난 2월 유니씨앤티의 지분을 인수,6월에 흡수합병했다가 경영권을 인수한지 9개월만에 지분을 다시 서용석씨에게 넘겼다. 유니씨앤티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되며 실적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김 사장이 다시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