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외국인투자자가 사면 폭등하고 팔면 폭락하는 롤러코스트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0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16.77포인트나 뛴 645.63으로 장을 출발한 뒤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지수는 외국인이 거래소시장에서 매도 우위로 돌아선 지난 28일에는 38포인트나 폭락하며 670대에서 630대로 수직강하, 투자자들을 두려움에 빠뜨렸었다. 지수는 최근 변동폭이 급증해 지난 22일부터 3거래일간 50포인트(9%) 가까이 폭등했다가 27일부터 3거래일간은 다시 45포인트(6%) 폭락하고 또 다시 15포인트(2%) 넘게 상승하는 등 크게 출렁거리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지난 10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2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혼자 상승세를 이끌어온 까닭에 시장이 외국인 매매 동향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서면 기관들의 시장주도 역할이 미미하고 일반투자자들의 참여도 활발하지 않은 시점에 증시가 추가상승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장이 외국인 매매에 촉각을 곤두세우자 외국인의 주식현물 매매 동향뿐 아니라 장중 주가지수 선물.옵션 매매 동향까지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순매수하면 긍정적이지만 순매도로 돌아서면 금방 투자심리가 악화돼 장중 매물이 쏟아져나오는 식이다. 게다가 외국인 매도로 선물 가격이 하락하고 베이시스까지 백워데이션으로 돌아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가세하면 현물시장의 변동폭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 장중 지수 등락폭은 평균 30∼40포인트에 달했고 지난 29일에는 장 마감 전 10분간 동시호가에서 10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세의 주도세력인 외국인의 세력이 막강해진데다가 기관들이 여전히 매도위주의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증시는 당분간은 외국인매매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들이 최근 일부 단기성 펀드자금 위주로 차익실현에 나서기는 했지만 장기성 자금이 많고 국내 경제 및 증시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여 지나치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680선에 부딪쳐 밀려 내려와 방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 외국인 매매와 그에따른 프로그램 매물로 지수변동폭이 상당히커졌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